[지구촌 돋보기] “자기 무덤 파는 트럼프”…대선 재도전 ‘빨간불’

황경주 2022. 12. 9. 11: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트럼프의 가족 기업이 세금 사기 혐의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온갖 송사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 행보로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해봅니다.

트럼프 가족 기업이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트럼프 본인이 재판에 넘겨진 건 아니었잖아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기소된 건 아니지만, 재판 과정에서 기업의 혐의와 트럼프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드러난 터라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트럼프 가족 기업인 트럼프그룹에 대한 세금 사기 재판에서 기소된 17개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고 현지 언론이 지난 6일 보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그룹은 트럼프의 측근 임원들에게 아파트 임차료와 고급 승용차 리스 비용, 가족 사립학교 학비 등으로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세금 당국을 속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유죄 판결에 따라 트럼프그룹은 최대 160만 달러, 우리 돈 21억 원 정도의 벌금을 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그룹의 세계적인 규모에 비하면 벌금이 큰 액수는 아니지만, 트럼프의 대선 재출마 행보에는 타격이 예상되는데요.

재판 과정에서 '트럼프의 회계사'라고 불리는 최측근 인물이 트럼프가 자신에게 주는 보너스에 직접 서명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시삭/AP통신 기자 : "트럼프그룹 조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의어입니다. 조직 본부는 트럼프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트럼프 타워'에 위치합니다. 그곳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맨해튼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연관성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마녀사냥"이라며 반박했습니다.

트럼프그룹의 구체적인 벌금 액수와 형량은 다음달 13일 재판에서 확정됩니다.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재출마를 공식화한지 한달도 안 됐는데, 그 짧은 사이에 정치적 입지는 더 불안해진 것 같아요.

[기자]

미국의 한 정치전문매체는 "트럼프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점점 더 깊이 자기 무덤을 파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미 여러 송사에 휘말린 상황에서 논란을 자처하는 발언과 행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로 논란을 빚은 가수 '예'와 한 극우 시사평론가를 자택으로 초대해 만찬을 가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여기에 자신이 패배한 지난 대선을 사기라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이를 뒤집기 위해 헌법도 부정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척 슈머/美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 "도널드 트럼프는 거듭 최악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그는 반유대주의자들과 저녁 식사를 했고, 이제는 미국 입헌 민주주의의 종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통제 불능이고 우리 민주주의에 위험합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월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에 개입돼 있다는 의혹, 백악관 기밀 서류를 플로리다의 자택으로 반출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도 트럼프 책임이다, 하는 비난도 나오죠?

[기자]

네 지난달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원 탈환에 실패하고 하원에선 가까스로 다수당이 됐는데요.

인플레이션 등으로 바이든 정부 심판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의외의 결과였죠.

이런 공화당의 부진에 이른바 '트럼프 키즈'들이 줄줄이 낙마한 게 한몫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 하원 36석에서 트럼프가 지지했던 후보 5명이 모두 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끝없는 논란에 선거 책임론까지 더해지며 트럼프 지지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요.

지난달 중순 미국 성인 천여 명을 상대로 실시된 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가 비호감이라는 의견이 66%로 호감 32%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앵커]

공화당에서는 이런 트럼프의 대안으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거잖아요.

[기자]

디샌티스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격전을 벌여온 전통적인 경합 주, 플로리다주 선거에서 이번에 큰 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한 인물입니다.

디샌티스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미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데요.

중간선거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누구를 선호하냐는 질문에 디샌티스는 23%, 트럼프는 20%의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아직 대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디샌티스가 트럼프를 앞지른 겁니다.

다만 공화당 내에는 여전히 트럼프를 두둔하는 의원들이 있고,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오히려 트럼프 지지자들을 결집 시킬 것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