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1 마지막 미션은 '무사 귀환'

한세희 과학전문기자 2022. 12. 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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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바다에 착수…방열 성능 등 확인 과제

(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유인 달 탐사를 위한 미국 아르테미스 1 프로젝트의 우주선 오리온이 11일(현지시간) 지구로 돌아온다. 지난달 16일 발사체 스페이스런치시스템(SLS)에 실려 달로 향한지 26일 만이다.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2천 900도의 고열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다. 보다 안전하게 지구에 귀환하기 위한 새 진입 방법도 시험한다. 

아르테미스 1 프로젝트는 우주선 오리온을 SLS에 실어 발사한 후 우주에서 분리, 달 궤도를 돌고 다시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다. 실제 유인 달 탐사에 앞서 사람을 태우지 않고 발사에서 복귀까지 전 과정을 실행하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람 대신 각종 센서를 장착한 특수 마네킨 3개를 실어 방사능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다.

사진=NASA 플리커

4번이나 발사가 연기되며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발사 후에는 순조롭게 임무를 진행했다. 연료를 아끼며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원거리 역행 궤도(DRO)로 달 주변을 돌다, 유인우주선으로서는 지구에서 가장 먼 43만㎞ 이상 지점에 도달했다. 1일 엔진을 가동해 DRO를 벗어났고, 5일 달 표면 127㎞까지 접근했다가 다시 달 중력의 힘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어 튕겨 나가는 '플라이 바이'를 실행했다.

오리온이 지구 궤도권에 진입하는 모습 상상도 (자료=NASA)

■ 시속 4만㎞ 속도 견디며 지구 귀환

이제 남은 과정은 오리온이 무사히 지구 대기권에 진입, 바다에 착수한 후 안전하게 우주선을 회수하는 절차다. 과거 아폴로 우주선이 임무를 마친 후 낙하산을 펼치고 바다에 떨어진 것과 같은 스플래시다운(splashdown) 방식이다.

안전하게 오리온을 회수하고, 진입 과정의 모든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해야 한다. 지구저궤도 이상을 운행하다 지구에 돌아오는 임무는 오랫만이라 미국 항공우주청(NASA)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계획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리온은 현지 시간 11일 오후 12시 40분, 우리 시간 12일 새벽 2시 40분쯤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바다에 착수한다.

오리온 우주선의 방열구조물 (사진=NASA)

오리온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대략 시속 4만㎞의 속도로 비행하며 2천900도 가까운 고온을 견뎌야 한다. 이는 제철 공정의 온도보다도 높고, 지구저궤도에서 귀환하는 우주선에 비해선 70% 이상 높다.

오리온의 방열구조물이 이런 환경을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이번 임무의 중요한 과제다. 오리온의 방열판은 아폴로 우주선에 쓰인 것과 같은 AVCOAT라는 방열 소재를 사용했으나, 달을 넘어 화성 등 심우주 탐사도 견딜 수 있도록 개량했다. 제조 공정을 단순하게 조정하고, 아폴로 임무에선 쓸 수 없었던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에너지 관리도 효율화했다.

■ 오리온, 물수제비 뜨는 조약돌처럼 대기권 진입

오리온은 대기권에 진입할 때 '물수제비 진입(skip entry)'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활용한다. 지구 상공 122㎞ 지점에 도착해 61㎞ 지점까지 내려간 후 다시 91㎞ 지점까지 튀어 올랐다가 하강한다. 마치 조약돌로 물수제비를 뜨듯 오리온이 대기에서 한번 튕기는 것이다.

이렇게 두 번에 나누어 충격을 줄여가며 진입하면 바로 대기권에 진입하는 것보다 우주비행사가 받는 중력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또 2차 하강 후 약 8천㎞ 이상 추가로 비행하며 보다 정확하게 육지와 가까운 착륙 목표 지점으로 다가갈 수 있다. 이 역시 우주비행사를 빠르게 지상의 의료시설로 옮겨 안전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직접 진입과 물수제비 진입의 대기권 진입 후 비행 거리 차이 (자료=NASA)

물수제비 진입은 아폴로 임무 당시에도 제안됐지만, 당시엔 이렇게 복잡한 조건과 변수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실제 채택되지는 않았다. 아폴로는 대기권에 직접 진입한 후 착수까지 약 2천 800㎞ 정도의 거리밖에 여유가 없었다.

이후 오리온은 최종적으로 속도를 시속 30㎞까지 줄인 후 11개의 낙하산을 펴고 바다에 내려앉는다.

오리온이 내려앉으면 대기하고 있던 미국 해군이 회수 작업에 나선다. 작은 배가 접근해 케이블과 고리를 조심스럽게 걸고, 다른 대형 군함에 옮긴다. 이 군함은 하단에 바닷물이 가득찬 거대한 수납 공간이 있다. 오리온이 수면에서 군함 안으로 옮겨지면 배에서 물을 다시 빼 오리온을 보관한다.

미국 해군이 샌디에이고 인근 바다에서 오리온 우주선 회수 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미국 포틀랜드 해군 페이스북)

이 과정은 6시간에 걸쳐 신중하게 진행된다. 오리온을 배로 옮기기 전 대기권 진입 과정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이미지 수집 작업 등을 1시간 반 동안 진행한다. 하지만 향후 실제 유인 임무에선 이 시간을 2시간으로 줄일 계획이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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