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브라질 vs 지지 않는 크로아티아

'산 넘어 산'
일본과의 승부차기 끝에 카타르 월드컵 8강행 기차를 탑승한 크로아티아. 하지만 크로아티아 앞엔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피파 랭킹 1위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한국의 16강 상대였다. 당시 경기를 시청한 한국 팬들이라면 브라질이 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지 충분히 실감했다.
피파23 기준 팀 오버롤(이하 OVR)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브라질이 85로 크로아티아 80보다 5나 높다. 공격, 중원, 수비로 구분하면 크로아티아는 80, 83, 78로 중원에 능력치가 집중됐다면 브라질은 85, 85, 83으로 균형이 완벽하다. 베스트 11 평균 연령은 비슷하다. 미세하게 크로아티아가 높지만 두 팀 모두 28세다.
문제는 체력이다. 브라질은 한국과의 대결에서 전반부터 4대0으로 우위를 점했다.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후반에는 활동량을 크게 낮췄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일본과 승부차기까지 혈투를 펼쳤다. 월드컵은 대회 특성상 휴식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으므로 크로아티아에게 분명 악재다.

전력을 비교하면 브라질은 공·수 밸런스가 한층 탄탄해졌다. 약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팀이다. 네이마르는 16강에서 언제 부상을 당했냐는 듯이 클래스를 입증했다.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한국전에서 해소한 분위기다. 당시 물 흐르는 듯한 연계 플레이로 우리 수비진을 파괴했다. 특히 히샬리송 골 과정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만약 부상으로 쓰러진 알렉스 텔리스, 가브리엘 제주스까지 그라운드에 복귀한다면 단순 능력치와 기량만으로 브라질을 상대할 만한 8강 진출 팀은 프랑스, 잉글랜드 정도 뿐이다.
크로아티아는 약점 투성이다. 피파23 능력치에서도 드러났지만 미드필더진 대비 다른 라인이 싱대적으로 약하다. 크로아티아 공격력으로는 알리송, 마르퀴뇨스, 티아구 실바, 카세미루가 지키는 브라질 수비를 파훼하긴 어렵다. 중원과 수비가 끝까지 버텨내면서 역습 찬스를 노려야 한다. 만약 중원 싸움까지 브라질에게 밀린다면 승산이 없다.
그 열쇠는 역시 모드리치가 쥐고 있다. 모드리치는 '축구 타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포정해우'라는 말이 있다. 명요리사 포정이 쇠고기를 절묘하게 바른다는 뜻이다. 모드리치 플레이와 잘 어울리는 단어다. 36세 나이로 전성기보다 기량은 떨어졌으나 패스 능력치는 92~93이 유지되고 있다. 탈압박 능력도 뛰어나다. 플레이메이커로서 능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결국 중원 싸움도 재미 포인트다. 양 팀은 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 리그 3연패를 이끈 미드필더를 한 명씩 보유했다. 크로아티아에는 모드리치가, 브라질에는 카세미루가 있다. 서로의 플레이를 너무나도 잘 아는 두 미드필더가 어떤 플레이로 우위를 점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분명 스코어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크로아티아는 무승부 싸움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 크로아티아는 역대 월드컵 세 번의 승부차기에서 모두 이겼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 덴마크, 8강에서 러시아를 승부차기로 꺾었다. 이번 16강전에서도 일본을 승부차기 3대1로 제압하며 8강에 올랐다.
크로아티아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2승 2무로 아직 패배가 없다. 필드 골은 캐나다전, 일본전 5골이 전부지만 4경기 동안 실점은 단 2점으로 브라질과 같다.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이끌어낸 저력이 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8강전은 지금까지 펼쳤던 경기와 전혀 다를 것이다. 현실적으로 브라질은 이번 대회 최고의 팀이다"라며 "크로아티아는 최선의 노력을 하며 브라질에 맞설 것이다. 크로아티아 또한 결코 약팀이 아니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브라질과 크로아티아는 역대 A매치에서 4차례 상대했다. 상대 전적은 브라질이 3승 1무로 절대적 우세다. 월드컵에선 두 차례 만났다. 브라질이 2006 독일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모두 승리했다.
■ 브라질(피파 랭킹 1위, 포메이션 4-1-2-3)

강점 '16강에서 입증한 삼바 리듬'
- 16강에서 비축한 선수들의 체력
- 세계 최강 패스 연계 공격력
- 점유율 위주 전술과 역습 위주 전술 모두 능숙
약점 '지구력 싸움에선 약한 모습'
- 수비 위주 플레이 간파 능력 부족
-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네이마르 부상
- 과거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대비 특출난 스트라이커 부재
핵심 선수 '히샬리송'

브라질 간판스타는 네이마르다. 네이마르가 없다면 카세미루, 비니시우스, 파비뉴 등 히샬리송보다 OVR이 높은 선수는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히샬리송을 지목한 이유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그의 퍼포먼스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축구 선수들은 프로팀에서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한다. 프로팀은 비슷한 수준 혹은 뛰어난 선수들끼리 모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국가대표 A매치만 오면 날개를 펴는 선수들이 있다. 그리즈만, 토마스 뫼니에, 포돌스키, 바이날둠, 바르가스 등이 대표적이다.
히샬리송은 이번 대회에서 프로팀에서의 활약을 능가하는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가장 큰 고민은 특출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것이다.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등 브라질은 늘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국가였다. 올해는 가브리엘 제주스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기대 이하다. 그 고민을 히샬리송이 해소해 더 의미가 크다.
피파23 능력치에서는 뛰어난 드리블 능력과 강력한 슛 능력치가 인상적이다. 좋은 위치를 선정해 패스를 전달받는 능력이 87~88로 최상급이다. 즉 최전방으로 침투해 마무리를 결정짓는 능력에 특화된 선수다. 브라질에는 패스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히샬리송이 좋은 활약을 펼치기 최적의 조건이다.
세르비아전은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였다. 후반 28분 파케타가 좌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히샬리송의 SNS 팔로워는 730만 명에서 160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 크로아티아(피파 랭킹 12위, 포메이션 4-1-2-3)

강점 '탄탄한 중원 라인'
- 승부차기 연승 행진
-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선수들
- 높은 세트 플레이 성공률
약점 '16강에서 소진된 체력'
- 주력 선수 노쇠화
- 중원 대비 약한 수비와 공격진
- 자유로운 스리백 전환
핵심 선수 '루카 모드리치'

아르헨티나 중심이 '리오넬 메시'인 것처럼 크로아티아 심장은 '모드리치'다. 글로벌 축구 전문가들이 "말이 필요 없이 그냥 축구를 잘하는 선수다. 탈압박과 패스 능력은 세계 정상급다"라고 평가할 정도다.
미드필더의 핵심인 패싱 능력은 92~93으로 세계 최고다. 킬 패스의 귀재로 거듭난 리오넬 메시도 80~91다. 패스 능력만 보면 모드리치가 뛰어나다. 이를 상회하는 선수는 케빈 데 브라이너(93~94)가 유일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드리블 능력이다. 크로아티아 혹은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관람하면 모드리치가 공을 뺏기는 상황을 쉽게 볼 수 없다. 매번 중원에서 상대를 쉽게 벗겨내거나 안전한 공간으로 유유하게 패스한다.
이는 드리블 기반 탈압박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모드리치 플레이를 보면 "부드러움이 없는 검에는 강함이 있을리 없다"는 만화 원피스 캐릭터 '쥬라큘 미호크'의 명언이 떠오른다.
미드필더 능력이 출중한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속도'다. 현대 축구 메타에서 속도는 가장 중요한 능력치 중 하나다. 크로아티아 전술 자체가 슬로우 빌드업을 추구하지만 그렇다고 패스트 빌드업으로 전환할 수 없는 이유도 속도에 있다.
모드리치의 감각적인 패스를 마무리할 선수가 부족하다. 호날두, 벤제마 등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탄탄한 스트라이커들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혼자서 골까지 해결하는 상황을 자주 연출하지 못한다.
브라질전은 모드리치 개인 컨디션보다 페리시치, 파샬리치, 코바치치, 페리시치 등 주변 선수들의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 이들이 전방과 중원에서 얼마나 연계와 마무리를 잘 해주느냐가 브라질전 반전 도모의 핵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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