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스타 600여쌍 웨딩,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디렉팅"

강수지 기자 2022. 12. 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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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구 해피메리드 대표 "봉드, 눈빛만 봐도 알죠… 모자란 부분은 서로 채워줘요"
지난 11월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웨딩홀에서 조봉구 해피메리드컴퍼니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명절 빼고 1년 내내 일하는 것 같아요. 거리·지하철·술자리 등 어디서든 '결혼'이라는 단어가 들리면 그쪽으로 눈이 가요. 다가가서 명함 드리고 컨설팅을 진행하게 된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못 하죠. 신랑·신부를 고객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가족을 대한다는 마음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결혼 소식을 알린 스타 중 상당수가 조봉구 해피메리드컴퍼니 대표(사진·53)의 컨설팅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년 동안 웨딩 업계에서 입지를 다져온 조 대표는 그룹 신화 앤디, 전진, H.O.T. 문희준-크레용팝 소율, 코미디언 홍현희-방송인 제이쓴, 배우 이세창-정하나 등 수 많은 스타의 웨딩 컨설팅을 담당했다. 의상 전공 후 웨딩업계 영업사원부터 스튜디오·웨딩드레스 등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컨설팅·디렉팅 쪽으로 기울게 됐다. 해피메리드컴퍼니는 2013년 설립했다.

지난 11월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웨딩홀에서 만난 조 대표는 최근 3년 새 결혼 소식이 기사화된 연예인들 중 80%의 컨설팅을 담당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연예인은 400쌍 이상, 운동선수까지 하면 600쌍 이상 담당했던 것 같다"며 "기업인분들도 많은 의뢰가 들어오고 있고 미국·일본 등 해외 거주하시는 분들도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귀국하지 못하고 있던 한 신부님은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이 왔다"며 "서로 만나지도 못한 상황이었지만 그냥 믿고 웨딩홀·드레스 등을 연결해줬다. 한국 도착하자마자 드레스 피팅하고 스튜디오 촬영하고 2주 있다가 식을 올린 경우도 있다"고 회상했다.



사업 확장 비결? "내 가족을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조 대표는 웨딩컨설팅 업체 해피메리드컴퍼니와 웨딩디렉팅 팀 봉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봉드는 자신의 이름인 '봉구'와 '웨딩드림팀'을 조합한 단어다. 연예인들에게도 봉드는 브랜드화가 됐다. 사업 확장 비결로는 '가족적인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서로 믿고 하는 거다. 가족적인 분위기로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일이 확장되더라"며 "신랑·신부들, 업체들 모두 소개로 많이 연이 닿았다. 드레스·스튜디오 등 업체 대표분들과는 형·동생 할 정도로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타 웨딩컨설팅 업체와는 다르게 컨설팅한다. 다른 곳들은 신랑·신부에게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 업체를 소개해주고 마진을 남기는 구조다. 그는 가장 좋은 퀄리티로 신랑·신부의 예산과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팀 구성은 신랑·신부와 상담을 진행한 후 상담 내용에 맞게 유동적으로 바뀌며 이후 업체들과 상품을 조율한다. 이 과정에서 업체들의 양보도 많다는 전언이다.

"팀원들과는 눈빛만 봐도 서로 이해하죠. 모자란 부분은 서로 채워주려고 해요. 업체들에게 이익보다는 일과 사람에 대한 애정 때문에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해요. 업체들이 잘 될수록 저희 팀도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죠."

최근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 드레스·메이크업 업체 담당자들이 새벽까지 함께 자리를 지켜줬고 3일 내내 장례식장에 와준 이들도 있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연예인 화환이 많이 와서 장례식장 측에서 기획사 대표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며 "제가 나이가 있으니까 신랑·신부를 보면 가족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상담하게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만나서 가정을 이룬다는 게 참 마음이 뭉클하다. 먼저 결혼한 인생 선배로서 노하우를 전해주려고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비연예인 고객의 컨설팅도 하지만 연예인을 많이 담당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업체와 우여곡절도 많다. 조 대표는 "스타 고객을 연결해준 스튜디오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그 업체 마케팅에 도움이 됐고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런데 인지도가 높아지자 '이 고객은 함께 하고 싶고 저 고객은 함께 하기 싫다'고 재더라"며 "누군가의 가치를 자신이 판단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해외 진출 계획… 최종적으로는 봉사하는 삶 살고파"


모두의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을 읽는다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스드메' 업체 담당자는 물론 발레파킹 직원들까지 모두 친해져야 한다고 조 대표는 얘기한다. 어느 한 곳에서 마찰이 생기면 고객들에게 불만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다양한 직업군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좋아요. 신랑·신부가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고 돌잔치 컨설팅도 해드리고 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것도 보는 등 계속해서 연락을 이어가며 그들의 인생을 함께할 때 참 뿌듯해요.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가 결혼 후에 밝은 모습으로 활동하는 것을 볼 때도 기쁘고요. '고맙다'고 보내주는 문자 하나도 정말 감사합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준비해 온 베트남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 진출을 준비해왔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구상을 많이 하며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웨딩의 퀄리티를 더 높이고 업체들과 이익보다는 성장을 쫓으며 '웨딩업계의 구심점'이 되고 싶다. 다문화 가정 등과 함께 무료 촬영을 많이 진행했고 서울시와 무료 결혼식도 진행한 적이 있다. 최종적으로는 봉사를 하며 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수지 기자 joy8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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