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한국 포도산업의 발전방향

2022. 12. 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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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봉보다 당도가 높고 망고향이 은은하면서 씨가 없다.

게다가 껍질까지 먹을 수 있어 버릴 게 없는 깔끔한 과일이 <샤인머스캣> 포도다.

농가들이 더 많은 양의 <샤인머스캣> 을 수확하기 위해 과다하게 착과해 품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과다 착과하지 말고 포도 한송이의 무게도 700g 이하로 조정해 농가들이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양만 재배한다면 품질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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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봉보다 당도가 높고 망고향이 은은하면서 씨가 없다. 게다가 껍질까지 먹을 수 있어 버릴 게 없는 깔끔한 과일이 <샤인머스캣> 포도다. 명품 포도 <샤인머스캣>이 출현한 덕분에 소득이 대폭 올라 포도농가들은 전보다 더욱 풍요로운 생활이 가능해졌다.

지난해까지 최고 몸값을 자랑하며 많은 소비자들과 농민들에게 사랑받았던 <샤인머스캣>이지만 올해는 값이 폭락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천덕꾸러기 과일로 전락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농가들이 더 많은 양의 <샤인머스캣>을 수확하기 위해 과다하게 착과해 품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샤인머스캣> 600g 기준으로 1000㎡(약 300평)당 3000∼4000송이를 달아야 하지만 농가들은 이보다 2배가량인 7000∼8000송이를 착과했다. 관리가 힘들어지고 당도가 떨어져도 양이 많으면 그만큼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양으로 승부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는 질보다 양이 우선시됐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5000달러를 넘어서는 경제 강국이다.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소비 수준도 덩달아 높아졌다. 특히 오늘날 소비자들은 자신이 만족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하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 소비 경향이 짙어졌다. 그래서 포도가 아무리 비싸더라도 맛만 좋으면 구매한다는 것인데, 이는 저품질의 포도는 가격이 아무리 저렴해도 구매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변화된 우리나라 소비 패턴은 <샤인머스캣>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올해 추석에 조기출하 영향 등으로 저품질의 <샤인머스캣>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던 탓에 아직까지도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뛰어난 품질의 농산물을 원하고, 또 농가 입장에서도 인건비와 농자재값 등이 올라 영농 규모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포도농가들은 비용을 낮추면서 보다 고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줄인 ‘고부가 가치’ 포도 생산으로 나아가야 한다.

과다 착과하지 말고 포도 한송이의 무게도 700g 이하로 조정해 농가들이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양만 재배한다면 품질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다.

생산자의 편의와 소득이 아닌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농가들이 앞으로 포도농사의 자부심을 지켜 한국 포도가 오래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하규호 (한국포도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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