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렇게 조선의 쌀과 금을 빼먹었더라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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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6년 강화도 조약 체결 이후 조선은 밀려드는 외세의 압력에 급격히 무너졌다.
개항장을 통해 조선의 쌀과 금이 '수출'됐고 구리와 같은 금속은 물론이고 조선보다 공업화가 앞선 외국의 문물이 물밀듯이 '수입'됐다.
조선은 일본에 견줘 금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조선의 채굴 수준이 낮아 일본은 공격적으로 조선의 금을 빼갈 수 있었다.
당오전·백동화 등 조선 화폐는 그 가치를 잃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주조에 필요한 금속·구리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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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쌀 금 돈의 붕괴
김석원 지음 l 한길사 l 2만3000원
1876년 강화도 조약 체결 이후 조선은 밀려드는 외세의 압력에 급격히 무너졌다. 개항장을 통해 조선의 쌀과 금이 ‘수출’됐고 구리와 같은 금속은 물론이고 조선보다 공업화가 앞선 외국의 문물이 물밀듯이 ‘수입’됐다. 조선의 세계 경제 본격 편입 또는 내수 경제에서 무역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건조한 표현을 쓰기에는 그 과정은 갖은 속임수와 꼼수, 폭력으로 점철돼 있었다. 흔히 침탈 혹은 수탈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는 쌀과 금, 화폐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한국 수탈 과정을 풀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개항 당시 일본에게 조선의 쌀은 가장 먹음직스러운 물자였다. 일본 쌀에 견줘 너무 쌌기 때문이다. 조선 쌀을 가져가기만 하면 이문이 남는 장사였다. 일본 상인의 매점매석이 늘다 급기야 조선 백성은 풍년이 들어도 굶주렸다. 화폐 가치를 보존하는 금도 수탈 품목이었다. 조선은 일본에 견줘 금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조선의 채굴 수준이 낮아 일본은 공격적으로 조선의 금을 빼갈 수 있었다.
화폐는 이런 수탈을 더욱 쉽게 한 매개였다. 당오전·백동화 등 조선 화폐는 그 가치를 잃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주조에 필요한 금속·구리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썼다. 그런 탓에 일본은 구리 수입 동향 파악만으로도 조선 화폐의 발행 계획과 양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다. 조선의 외환 시장이 일본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형국이었다.
경영학자인 저자(미국 털사대 교수)가, 조부인 고 김준보(1915~2007) 고려대 교수가 러시아·영국·일본 문헌을 토대로 썼던 논문을 바탕 삼아 쓴 책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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