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동물은 인간 중심 역사의 조연이자 피해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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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 전 오스트레일리아 에덴 앞바다에선 인간과 범고래의 '공동 사냥'이 이뤄졌다.
브라질 라구나 마을에선 아직도 인간과 돌고래가 2000년 전 방식으로 호흡을 맞춰 어업을 하고 있다.
환경논픽션 작가이자 <한겨레> 기자인 남종영이 쓴 <동물권력> 은 그간 인간의 시선으로 쓰였던 동물의 역사를 과감하게 헤집고 재구성한다. 동물권력> 한겨레>
동물은 과연 인간이 주인공인 역사의 조연이며 고통스러운 삶의 피해자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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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력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남종영 지음 l 북트리거 l 1만8500원
100여년 전 오스트레일리아 에덴 앞바다에선 인간과 범고래의 ‘공동 사냥’이 이뤄졌다. 사냥은 범고래 ‘올드 톰’이 포구로 다가와 꼬리로 수면을 찰싹 내리치는 것으로 시작됐다. 대형 사냥감인 혹등고래가 나타났다는 신호였다. 선원들은 작살을 들고 범고래를 따라 나섰다. 세 무리로 나뉜 범고래들이 전략적으로 혹등고래를 쫓고, 물고, 괴롭히며 진을 빼면 선원은 급소에 작살을 찔러 넣었다. 왜 그랬냐고? 범고래들은 만찬을 즐기고 선원은 남은 부위를 가져와 고래기름을 추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전설같은 일화일까. 그렇지 않다. 브라질 라구나 마을에선 아직도 인간과 돌고래가 2000년 전 방식으로 호흡을 맞춰 어업을 하고 있다.
환경논픽션 작가이자 <한겨레> 기자인 남종영이 쓴 <동물권력>은 그간 인간의 시선으로 쓰였던 동물의 역사를 과감하게 헤집고 재구성한다. 동물은 과연 인간이 주인공인 역사의 조연이며 고통스러운 삶의 피해자일 뿐일까. 지은이는 인간 대 동물이란 이분법적 구도를 걷어차고 동물의 능동성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동물원을 탈출한 뒤 ‘영웅’이 된 원숭이 앨피, 사냥꾼에 의해 죽어간 사자 셰실과 ‘살인 고래’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고래 해방운동의 견인차가 된 틸리쿰까지. 그들은 나름의 의식과 성격, 판단과 역사를 가진 주인공들이다.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도 ‘힘’이 있다. 인간에게 사랑, 귀여움, 애착, 혐오 등의 감정을 일으키는 동시에 쓰다듬거나 안고 피하고 도망치는 행위를 촉발한다. 인간과 동물, 두 주체의 몸을 관통하며 흐르는 감정과 행동은 서로를 공명시킨다.” 이 문장에 ‘동물권력’의 뜻이 담겼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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