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끝에서 강릉바다를 만나면 잠시 멈췄다 가도, 조금 돌아가도 됩니다

이연제 2022. 12. 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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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어느 겨울날 강릉여행

포근한(?)겨울, 따뜻한(?)겨울. 찬바람이 쌩쌩불고, 연신 입김이 나오는 겨울을 표현하기에 앞뒤가 맞지 않는 수식어다. 그러나 강릉은 겨울이 되면 낮 평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비교적 포근한 기온을 유지한다.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잔, 그리고 겨울이 되면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장칼국수, 감자옹심이, 짬뽕 등 강릉의 유명 음식들까지. 이만하면 겨울철 강릉을 다녀갈 이유로 충분하다.

▲ 향호해변 BTS 정류장

‘다시 봄날 올 때까지 ’ -BTS 정류장

향호해변 옛 감성 모형 구조물
지역 대표 관광포토존 자리매김

주문진 향호해변 백사장에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버스정류장이 버스가 아닌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당 정류장은 특별할 것 없이 오히려 옛 감성이 더해진 외형의 버스 정류장이지만, 세계적인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YOU NEVER WALK ALONE(타이틀곡 봄날)’ 표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연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류장 내부에는 BTS 포스터가 부착됐고, 정류장 앞에는 앨범 촬영지임을 소개하는 버스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또 저녁이 되면 정류장 본연의 분위기는 해치지 않으면서 어둠을 밝혀줄 은은한 노란빛 전등이 켜진 채 이 곳을 찾는 팬들과 관광객들을 반긴다. BTS 정류장은 기존에 없던 구조물로 실제로 버스가 다니던 곳이 아니다. 그러나 당시 촬영을 위해 정류장 모형의 구조물이 세워졌고, 촬영 이후 철거됐지만 전 세계 방탄소년단 팬들 사이에서 성지순례 방문이 잇따르자 다시 재현했다.

이후 사계절 내내 팬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지역 내 대표하는 관광 포토존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BTS 팬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한국명소로 주문진 향호해변 버스정류장이 1등으로 꼽히기도 했다.

▲ 영진항 방사제

‘모든 날이 좋았다’ -도깨비 방사제
드라마 ‘도깨비’ 명장면 촬영지
파도소리·푸른 바다 눈과 귀 호강

메밀꽃을 든 도깨비 ‘공유’는 빨간 목도리를 두른 도깨비 신부 ‘김고은’과 강릉 영진해변의 방사제에서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진다. 도깨비는 신부에게 메밀꽃을 건넸고, 그렇게 강릉 출신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히트작 ‘도깨비’의 명장면이 탄생했다. 메밀꽃의 꽃말은 ‘연인’을 뜻한다. 꽃말에 힙입어(?)영진해변 방사제는 연인, 친구 등 관광객들의 필수 기념 촬영 명소로 거듭났다. 명장면을 따라하며 로맨틱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람들은 연일 방사제를 찾았고, 사진 촬영 대기줄은 점차 길어지면서 또 다른 진풍경이 연출됐다.

드라마 방영 직후에는 메밀꽃과 빨간 목도리를 돈 받고 대여해주는 장사꾼들이 생겨날 정도였다. 해안침식으로 인한 모래유실을 막기 위해 돌로 쌓은 둑모양의 길이 20m, 폭 2m 가량의 방사제는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어 인생샷 명소로 더할나위 없다.

기존 젊은층 중심의 방문객들이 많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연령 불문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 포토존으로 자리잡았다. 방사제에 부딪치는 파도소리와 드넓은 바다 배경의 조합은 시·청각적으로도 완벽하니 겨울철 빠질 수 없는 지역 명소로 강력 추천되고 있다. 한편 영진해변 방사제가 대표 관광 포토존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 방문이 급격히 늘어나자 강릉시는 전용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새롭게 조성하기도 했다.

▲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동해안 탄생비밀’ -정동심곡바다부채길
국내 최장길이 해안단구 지대
바닷가 따라 2.86㎞ 탐방 가능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해안단구지대 바닷가를 따라 개설된 바다부채길.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이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난 탓에 지난 2017년 개장 이후 100만명이 넘는 탐방객이 다녀간 국내최고 인기 관광지다. 지난해 9월 태풍과 낙석 피해로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재해복구사업을 통해 지난 7월 부분 개장했다. 이후 올해 10월 전 구간이 개장돼 다시금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고 있다. 바다부채길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이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부채길은 정동진~심곡항 사이 2.86㎞ 해안절경지대를 따라 탐방로가 조성됐다. 남·북 분단 이후 해안경비를 위해 군 경계근무 정찰로로만 이용되어 온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않아 때묻지 않은 자연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처럼 보인다고 해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라는 지명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중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경복궁)에서 정방향으로 동쪽에 있다는 의미이며,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을 뜻한다.

이연제 dusdn256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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