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이 장면] 보디가드
최근 30주년을 맞이해 재개봉한 ‘보디가드’(1992)는 새삼 세월의 속도를 느끼게 한다. 케빈 코스트너는 이 영화부터 중후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기 시작했고, 당대 최고의 팝 스타였던 휘트니 휴스턴의 첫 영화이기도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지금 이 영화를 본다는 게 더욱 애틋해진다.
흥행작이긴 했지만 사실 ‘보디가드’가 호평을 받은 영화는 아니었다. 휴스턴의 연기력 논란이 있었고, ‘스타워즈’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의 작가로 유명한 로런스 캐스던의 솜씨치곤 시나리오에 구멍이 많았다. 감독의 연출력도 평범했다. 무엇보다 ‘보디가드’는 진부했다. 항상 위험에 노출된 고독한 보디가드, 스토킹에 시달리는 톱스타, 의뢰인과 피의뢰인이라는 형식적 관계, 서로에게 이끌리는 두 사람, 스타를 노리는 위험한 상황과 보디가드의 희생, 예정된 헤어짐…. ‘보디가드’는 익숙한 즐거움을 위한 영화이며, 관객은 ‘길티 플레저’를 즐기듯 빠져든다.
그리고 예상했던 장면이 등장한다. 공항에서의 이별 키스 신이다. 원형 트래킹 숏으로 현란하게 담아낸 이 장면엔 1990년대 할리우드의 가장 유명한 주제가인 ‘I Will Always Love You’가 흐른다. 이 뻔한 엔딩이 좀처럼 잊히지 않은 건 단연 음악의 힘 때문이며, 여기엔 휘트니 휴스턴이라는 뮤지션의 세월을 타지 않는 위대한 목소리가 깃들어 있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황희찬 '손목키스' 주인공 밝혀졌다…귀국 직후 찾아간 곳 | 중앙일보
- "손흥민 스포트라이트 훔쳤다"…조규성 '몸값 폭등' 11인 선정 | 중앙일보
- 인니 '혼전 성관계 금지'에…"호텔 덮치나" 호주인 발칵, 왜 | 중앙일보
- 술·담배·친구·종교도 끊었다, 천사가 된 저승사자 선생님 | 중앙일보
- 울산 곰 사육장서 3마리 탈출…주인 부부는 숨진 채 발견 | 중앙일보
- 호남 ‘떼 놓은 당상’인데...이상직 자리 무공천? 이재명 '시험대' | 중앙일보
- 김건희, 노란 후드 입고 손하트…MZ와 쪽방촌 봉사 나섰다 (사진 10장) | 중앙일보
- "말기암 펠레에 트로피를" 브라질 '펠레의 저주' 깨기 위해 뛴다 [후후월드] | 중앙일보
- "연10% 적금 해지해주세요"…예테크족 울린 '특판 적금의 배신' | 중앙일보
- 넉달간 매주 찾아 마음의 문 두드렸다…루게릭병 환자 살린 이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