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꾼 정부, 화물연대 ‘백기투항’ 압박…파업철회 여부 총투표

김미나 2022. 12. 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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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소속 철강·석유화학 분야 화물운송 노동자들에게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정부가 '대화의 문'을 닫고 '백기투항'을 요구한 가운데, 화물연대는 파업 철회 여부를 놓고 이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한 끝에 9일 오전 조합원 총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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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8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소속 철강·석유화학 분야 화물운송 노동자들에게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야당이 이날 수용하겠다고 밝힌 정부안(품목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도 거둬들였다. 정부가 ‘대화의 문’을 닫고 ‘백기투항’을 요구한 가운데, 화물연대는 파업 철회 여부를 놓고 이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한 끝에 9일 오전 조합원 총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철강·석유화학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재가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추가 업무개시명령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대상자는 철강 6천여명, 석유화학 4500여명 등 1만여명 규모다. 한 총리는 회의에서 “철강·석유화학 제품의 출하 차질은 곧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핵심 전방산업으로 확대돼 우리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화물연대의 자발적 복귀를 더 기다리기에는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매우 긴급하고 엄중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의 추가 업무개시명령 뒤 애초 정부·여당이 제안했던 ‘품목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 수용 의사를 밝히며 중재에 나서려 했지만 대통령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파업 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조건 없는 복귀’를 촉구했다. 지난달 22일 긴급 당정협의회에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에 뜻을 모았지만, 이미 파업에 돌입한 이상 지금은 ‘조건 없는 복귀’ 뒤에야 노·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화물연대가 이때까지 운송 거부로 피해를 입힌 4조원 등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느냐”며 “슬그머니 들어와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받아가면 그게 말이 되느냐”고 날을 세웠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 복귀 후 대화”라며 “(화물연대 파업) 복귀를 위한 어떠한 전제조건도 있을 수 없다. 복귀하고 나면 얼마든지 대화 테이블을 열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화물연대의 조건 없는 조속한 업무 복귀 전에는 그 어떤 논의도, 타협도 불가하다”(양금희 수석대변인)며 강경 기조를 확인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6시께부터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9일 오전 파업 지속과 철회 여부를 전체 조합원에게 묻는 총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중집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강경탄압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는 점심 무렵 곧장 발표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워낙 정부 대응이 강경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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