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악성 앱’ 견적서 입수…“연간 수백억 핵·미사일 개발에”
[앵커]
북한 IT 조직원 송림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제안한 악성 앱 견적서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견적서를 보면 북한은 피싱 조직에게 매달 악성 앱 유지·보수비까지 받아 챙겼는데요.
북한이 연간 수백억 원의 수익을 거둬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고 있을 걸로 정부 당국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송영석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 IT 조직원 송림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악성 앱을 팔면서 보낸 견적서입니다.
이른바 '콜센터' 한곳 당 앱 구입가로 12만 위안, 우리 돈 약 2천 3백만 원을 제시합니다.
악성 앱 서버를 유지·보수하는 비용도 매달 2만 위안, 약 3백 80만 원 씩 지불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이 국내 금융기관을 해킹해 확보한 개인정보를 피싱 조직들에게 매일 제공하면서 월별로 돈을 받은 사실을 정부 당국이 확인했습니다.
중국에서 적발된 한 피싱 조직의 경우, 악성 앱과 개인정보 사용료로 콜센터 1곳 당 매달 3천 2백만 원 씩 연간 3억 8천여만 원을 북한에 건넸습니다.
톈진과 칭다오 등에 콜센터 10곳을 둔 이 조직이 매년 북한에 송금한 돈만 약 40억 원에 이릅니다.
정부 당국은 이런 식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보이스피싱 콜센터가 중국에 100개 가량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피싱 조직들로부터 매년 최소 3백억 원 이상이 북한에 넘어가는 걸로 보고 있다며, 악성 앱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송림의 소속이 로케트공업부인 만큼, 악성 앱 판매·관리로 번 돈이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직접적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 입장에서는 일년에 수백억 정도만 만일에 확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필수불가결한 부품들을 조달이 충분하거든요. 대한민국 돈을 탈취해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쓰고 있다, 이런 평가가 가능하죠."]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경찰이 올해 열 달 동안 집계한 것만 4천 7백여억 원, 정부 당국자는 북한보다 중국 피싱 조직들이 훨씬 많은 수익을 챙기기 때문에 북한과 피싱 조직 간 공생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송영석 기자 (s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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