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봄을 알려주는 ‘노랑턱멧새’

2022. 12. 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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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좋아하고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애착이 가는 종이 있다.

노랑턱멧새는 봄과 가을 우리나라를 거쳐 이동하는 철새이기도 하다.

노랑턱멧새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 새라고 할 수 있다.

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꼬꼬마' 시절의 내게 그 울음소리가 큰 울림으로 왔는지, 매년 봄 노랑턱멧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그날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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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좋아하고 관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애착이 가는 종이 있다. 화려해서, 예뻐서, 귀여워서 등 이유로 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있을 것이다. 대학 신입생 시절 처음 나간 야외실습에서 보았던 새가 생각이 난다. 찬 기운이 남아 있는 3월쯤으로 기억하는데 추위에 몸을 움츠리며 광릉의 한 숲길을 걷고 있을 때 멀리서 힘찬 새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함께 간 선배들이 재빨리 망원경으로 새를 찾아 보여주었고 망원경을 통해 본 새는 높다란 나무 꼭대기에 앉아, 쉴 새 없이 한참을 지저귀고 있었다. 아직 봄의 기운이 오지 않은 그 숲에, 봄이 시작되었으니 다들 일어나라는 듯 너무도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노랑턱멧새’ 수컷이었다.

노랑턱멧새는 참새목 멧새과에 속하는 소형 조류로 우리나라 전역의 산림 주변에서 쉽게 관찰되는 흔한 텃새다. 매년 3월 내륙 어디서나 번식을 준비하는 수컷들의 힘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노랑턱멧새는 봄과 가을 우리나라를 거쳐 이동하는 철새이기도 하다.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 건립된 국가철새연구센터에서는 노랑턱멧새의 도래와 동시에 본격적인 한 해의 연구가 시작된다. 노랑턱멧새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 새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노랑턱멧새는 가장 애착이 가는 새다. 단순히 첫 야외실습에서 처음 만난 새라서 의미가 있는 것만은 아니다. 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꼬꼬마’ 시절의 내게 그 울음소리가 큰 울림으로 왔는지, 매년 봄 노랑턱멧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그날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노랑턱멧새의 학명에 들어간 라틴어 단어 ‘엘레간스’(elegans)는 ‘우아하다’ ‘품격 있다’ 등의 뜻이다. 사실 노랑턱멧새는 그리 화려하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그 작은 몸으로 힘껏 봄을 노래하던 그날의 노랑턱멧새는 우아한 녀석이었음이 분명하다. 내년 봄 그 힘찬 울음소리를 다시 들을 것을 기약하며 남은 한 해 잘 마무리하고 겨울 추위도 잘 견뎌야겠다.

최유성·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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