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 들이마신 가습기살균제 성분 폐까지 도달...정부 연구 첫 입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습기살균제 위해 성분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폐를 비롯해 여러 장기로 퍼진 뒤 상당 기간 체내에 남는다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CMIT·MIT가 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한 것으로 그간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제조·판매사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던 법원의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MIT·MIT가 폐 질환 일으킬 수 있는 점 첫 정량적 입증”
가습기살균제 위해 성분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호흡기로 들이마시면 폐를 비롯해 여러 장기로 퍼진 뒤 상당 기간 체내에 남는다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CMIT·MIT가 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한 것으로 그간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제조·판매사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던 법원의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MIT를 실험쥐의 코와 기도에 노출한 결과 이 성분이 폐까지 이동하고 또 실제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은 지난해 4월부터 경북대와 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진과 공동으로’가습기살균제 성분 체내 거동 평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측정해 몸속 이동 경로와 분포 특성을 방사성 추적자를 활용해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MIT의 경로를 추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방사성 동위원소(14C)와 CMIT·MIT를 합성해 실험쥐의 코안과 기도에 노출했다.
연구진이 실험쥐 체내 방사능 농도를 관찰한 결과, 노출 부위인 콧속과 기도는 물론 폐까지 CMIT·MIT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5분과 6시간, 1주일별로 방사능 농도를 분석한 결과 가습기살균제 성분 물질 22%가 최대 1주일까지 노출 부위와 폐에 남아있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실제 같은 경로로 CMIT·MIT에 노출된 실험쥐의 기관지폐포세척액을 분석한 결과, 폐 손상과 관련 있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한 점을 확인했다.
환경과학원은 “CMIT·MIT의 기관 내와 비강에서 염증 세포 수를 증가시켰고 폐포에서 손상을 유발했다”며 “이번 연구가 호흡기에 노출된 CMIT·MIT가 폐에 도달해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폐 손상과 CMIT·MIT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부와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이어 올해에도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들이 잇따라 나왔다.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형사재판 1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인 ‘국제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한 논문에서 “한국의 법원 판결에서 현재까지 CMIT·MIT 노출과 폐 손상 사이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명시했다”며 “그러나 본 연구에서 얻은 CMIT·MIT 생체분포와 독성에 관한 결과를 고려할 때 이러한 결론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과 관련해서는 이번 연구 결과와 비슷한 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환경과학원은 또 다른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4급 암모늄에 대해서도 체내 거동 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소송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지난 9월 27일 제31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에서 피해 등급이 정해진 사람까지 총 4417명에 이른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텅 빈 채 그저 달리네… 당신이 겪는 그 증상의 이름은 ‘시들함’
- 中, 석화단지 또 증설 완료… 갈수록 심화하는 중국발 공급과잉
- [2024 연말정산]⑥ 10일 남은 2024년… 막판 절세 포인트는?
- [정책 인사이트] 스크린 파크 골프장·PC방·건강관리실로 변신하는 경로당
- [시승기] 비·눈길서도 돋보이는 ‘포르셰 911 카레라’
- 무너진 30년 동맹…퀄컴, ARM과 소송서 승소
- “탄핵 시위 참가자에 음식·커피 주려고 내 돈도 보탰는데 별점 테러” 자영업자들 하소연
- 中에 신규 수주 밀린 韓 조선… “효율·경쟁력은 더 높아져”
- 치솟는 프랜차이즈 커피값에… ‘한 잔에 500원’ 홈카페 경쟁
- 늦은 밤 소주잔 기울이며 직원 애로사항 듣는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 ‘사람’과 ‘소통’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