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물 8잔 마셔라?"…80년 전 연구 잘못 해석

권대익 2022. 12. 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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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물 8잔(2L)을 마셔야 건강에 이롭다는 말이 전부터 있었지만 이는 80년 전 연구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물 권장량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물 권장량은 8잔'이라는 말은 1945년 전미연구평의회(NRC)의 식품영양위원회에서 처음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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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마를 때 마시면 돼"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물 8잔(2L)을 마셔야 건강에 이롭다는 말이 전부터 있었지만 이는 80년 전 연구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물 권장량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우리가 음식이나 커피와 차 등 음료로 마시는 물은 고려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잘못된 속설이라며 물은 목이 마를 때 마시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연구 결과를 인용해 “건강한 성인들은 하루에 물을 8컵까지 마실 필요는 없다”며 이 속설은 다소 잘못됐다고 보도했다.

‘하루 물 권장량은 8잔’이라는 말은 1945년 전미연구평의회(NRC)의 식품영양위원회에서 처음 제시됐다. 여기서는 성인들이 하루에 2L의 물을 섭취하도록 권했다.

이 권장량은 모든 음식과 음료에서 얻을 수 있는 물까지 포함해 한 사람의 하루 총 물 섭취량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에 물 8잔씩 매일 마셔야 한다는 것으로 잘못 해석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널리 알려진 이 속설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허만 폰처 미국 듀크대 박사 연구팀은 최근 진행한 연구에서 물 필요량이 사람마다 다르며, 나이‧성별‧신체 사이즈‧신체 활동 수준‧사는 환경의 기후 등과 같은 요인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정말로 얼마나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태어난 지 8일 된 아기부터 96세 사이의 26개국에서 온 5,600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농장 노동자, 운동선수와 비운동선수, 앉아 일하는 유럽ㆍ미국 회사원, 남미‧아프리카 농업과 수렵 채집 사회의 사람 등 다양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몸의 이산화탄소 생산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추적기가 달린 물을 사용하는 ‘이중 표식 수법(double labeled water)’이라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체내 물 순환율을 파악해 참가자들의 물 섭취량과 손실량을 평가했다.

그 결과, 사람의 하루 체내 물 순환율은 체지방 크기 및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발견됐다. 체지방이 적을수록 더 많은 물이 필요했다.

또한 남성은 대부분 여성보다 몸집이 크고 체지방이 적으므로 일반적으로 물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뿐만 아니라 기후와 신체 활동량도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결정하는 요소라는 것도 밝혀졌다. 더운 기후에 살고, 더 많이 움직이는 사람들은 더 높은 물 순환율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개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선진국 사람들보다 더 높은 물 순환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발견됐다.

폰처 박사는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 매일 밖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으며 많은 신체 활동을 요구하는 일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구 기온이 높아지면서 물 수요는 커질 것”이라며 “이는 현재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는 환경에 놓인 20억 명 사람들에게 더 큰 문제를 안길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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