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장연 지하철 시위 때 ‘무정차 통과’
도입 방식 등 세부방안 검토
서울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면 무정차 통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연이 길어질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으나 실제 적용 시 논란이 예상된다.
8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출퇴근길 전장연 시위가 열릴 때 필요하면 일부 열차가 무정차 통과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사가 시위 규모, 지연 정도, 운행하지 않는 지하철역 등 무정차 결정 기준·세부사항을 마련 중이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장애인 이동권·활동 보장,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며 서울지하철에서 승하차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사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위가 예정된 전날과 당일에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애플리케이션 ‘또타 지하철’로 열차가 지연될 수 있음을 사전에 공지하고 있다.
이번 무정차 방안은 대통령실이 서울시에 해당 방안에 대해 문의한 뒤 오세훈 시장에게 보고가 이뤄졌고, 서울교통공사에서 실제 적용 방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장연 시위에 대한 글을 올려 “수많은 서민들이 지하철 지연 시위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지하철 시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타인을 볼모로 잡는 투쟁 방식에 미온적으로 대처할수록 잘못된 선례만을 쌓을 뿐”이라며 “자신이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타인에게 고통을 강요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불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처벌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어 장애인단체의 시위에 대해 여권이 비슷한 입장을 밝히고, 서울시가 대책을 마련하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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