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월드컵 심판 조건, ‘러닝 지옥’에서 살아남아라
심판은 어느 종목에서나 잘해야 ‘본전’이다. 어쩌면 비난을 달고 사는 직업인지도 모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그라운드를 누비는 심판들도 이슈의 도마에 오르는 것 자체로 곤욕이었다.
그러나 심판으로도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8일 ‘월드컵 심판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만만찮은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의 세계를 다뤘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스포츠 과학자인 베르너 헬센에 따르면 월드컵 주심의 경기당 이동 거리는 평균 9.5㎞에서 13㎞에 이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황인범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에서 평균 이동 거리 12.6㎞로 팀내 1위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월드컵 주심들의 활동량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월드컵 주심이 되려면 까다로운 체력 테스트부터 통과해야 한다. 테스트 중 하나는 6회에 걸친 40m 왕복 달리기를 하면서 60초 안에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각각의 40m 달리기에서도 남자는 6초, 여자는 6.4초를 넘으면 실격이다.
지구력과 순발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인터벌 테스트’가 뒤를 잇는다. 75m를 달리고, 25m를 빠르게 걷는 것을 40회 반복하는데 75m 질주 구간에서 남자는 15초, 여자는 17초를 넘지 말아야 한다. 달리고 걷다가 다시 뛰는 그라운드에서의 활동 능력을 확인하는 것으로 총거리가 400m 트랙 10바퀴에 해당한다.
‘7-7-7’로 통하는 방향 전환 테스트도 있다. 7m를 질주한 뒤 왼쪽으로 90도를 돌아 다시 7m를 질주하고 우측 방향으로 다시 90도를 돌면서 7m를 더 질주하는 과정을 2차례 반복하는데 매회 4.9초 안에 통과해야 한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FIFA 심판위원회가 선정한 36명의 주심과 69명의 부심, 24명의 비디오판독(VAR) 관계자들이 일하고 있다. 매 경기 주심 1명, 부심 2명, 벤치 사이에서 행정 업무를 수행하고 심판을 보조하는 4~5명의 심판이 비디오판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지난 2일 조별리그 E조 독일-코스타리카전에서 휘슬을 불며 월드컵 본선 최초의 여성 주심으로 활약한 스테파니 프라파르(프랑스)도 있다. 프라파르 또한 이 모든 테스트를 통과한 승리자였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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