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공 있으면…” 277억원 포수에게 고개 젓는다? 23홀드 신인왕의 패기

2022. 12. 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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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청담 김진성 기자] “확실하게 던지고 싶은 공이 있으면 고개를 흔들 수 있다.”

신인왕이자 역대 신인 최다 홀드(23홀드)를 자랑하는 두산 정철원(23)에게 2022시즌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정철원은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2018년에 입단한 뒤 올해 혜성처럼 두산 필승조에 등장, 58경기서 4승3패3세이브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신인왕 자격이 충분했다.

그런 정철원은 빠른 공을 구사하지만, 마운드에서의 기백과 공격적인 성향도 돋보인다. 올 시즌 중에는 박세혁(NC)과 사인을 주고받으면서 과감하게 고개를 젓는 모습도 있었다. 투수가 지나치게 포수에게 의존해 볼배합을 하는 것도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때로는 팀을 위해 동료들을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직접 경기를 풀어본 경험이 부족한 신인이 주도적으로 볼배합을 하는 건 무리다. 대부분 구단의 주전 포수는 경험을 꿰 갖춘 선수들이다. 경험을 통한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주전 포수를 맡는 것이다.

정철원은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뉴트리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직후 “세혁이 형이랑 데뷔 시즌에 배터리를 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때로는 세혁이 형에게 고개를 흔든 적도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세혁이 형 생각이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정철원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냈지만, 모든 타자와의 모든 승부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경기를 복기해보니 박세혁 정도의 포수라면 믿고 맡기는 게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이젠 정철원-박세혁 배터리는 다시 볼 수 없다. 박세혁이 4년 46억원에 NC와 FA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정철원은 웃으며 “세혁이 형이 좋은 데 가셨으니 세혁이 형의 볼배합과 반대로 해서 삼진을 잡아보고 싶다”라고 했다. 내년에도 정철원은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고, NC와의 맞대결서 박세혁을 빈번하게 상대할 것이다. 전직 배터리의 투타 맞대결이 잔잔한 화제가 될 전망이다.

이제 정철원은 양의지라는 KBO리그 최고 포수와 새롭게 배터리를 이룬다. 양의지는 FA 통산계약총액 277억원을 자랑하는 초특급포수다. 타격, 수비, 볼배합, 투수리드 등 포수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에서 리그 최고다. 두뇌회전이 빠르고 경험마저 풍부해 영리한 경기운영을 한다. 당장 두산은 내년부터 수치로 계량되지 않는 ‘양의지 효과’를 누릴 것이다.

그렇다면 정철원은 양의지의 사인에 고개를 젓는 모습이 나올까. 정철원의 대답이 흥미로웠다. “확실하게 던지고 싶은 공이 있으면 저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세혁 사례가 떠올랐는지 이내 “양의지 선배님을 의심하지 않는다. 글러브만 보고 던지겠다”라고 했다.

[정철원. 사진 =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청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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