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위믹스’ 결국 상장폐지…블록체인 공들인 게임업계 ‘직격탄’
넷마블·컴투스 등 발행 가상통화
연일 급락…사업 속도 조절 나서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가상통화 ‘위믹스(WEMIX)’의 상장폐지를 막지 못하면서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던 다른 게임업체들도 난기류를 만났다. 위믹스를 ‘게임계 기축 가상통화’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던 위메이드는 물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디파이(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게임사들의 성장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위믹스는 8일 오후 3시부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개 거래소에서 거래가 종료(상장폐지)됐다. 해외 가상통화 시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는 이날 오후 3시53분 기준으로 74.93원에 거래됐다. 전날 오후까지 800~900원을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지난해 한때 3조5000억원에 달했던 위믹스 시가총액은 700억원 내외로 주저앉았다.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 주가도 폭락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전날보다 20.29% 떨어진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맥스(-20.50%)과 위메이드플레이(-4.29%)도 급락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송경근)는 위메이드가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막아달라며 국내 4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위믹스는 예정대로 이날 오후 3시부터 4개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출금은 업비트는 내년 1월7일 자정까지, 빗썸은 내년 1월5일 오후 3시까지, 코인원은 올해 12월22일 오후 3시까지, 코빗은 올해 12월31일 오후 3시까지 지원한다.
위메이드의 앞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위메이드는 올해 오픈 블록체인 플랫폼을 목표로 ‘위믹스3.0’을 비롯해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 등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신한자산운용, 키움증권으로부터 660억원(약 4600만달러)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하지만 이번 상장폐지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 P2E(게임하면서 돈 벌기), 대체불가토큰(NFT), 디파이 등의 서비스를 선보여온 게임사들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분석이 많다. 올해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와 연동된 가상통화 루나가 ‘휴지조각’이 됐고, 최근엔 글로벌 가상통화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한 데 이어 위믹스 상장폐지까지 겹치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넷마블은 ‘마브렉스’, 카카오게임즈는 ‘보라’, 컴투스홀딩스는 ‘엑스플라’, 네오위즈홀딩스 자회사 네오플라이는 ‘네오핀’ 등 가상통화를 발행하고 유통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상통화의 가치는 연일 하락 중이다. 마브렉스의 경우 지난 5월6일 상장 당일 6만8000원까지 올랐던 시세가 이날 기준 1690원까지 떨어졌다.
게임업체들은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속도조절을 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최근 P2E 기능을 넣은 게임 ‘몬스터 아레나’ 프로젝트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윤정·박채영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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