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문화부 장관 “차이콥스키 음악 연주 말라, 러의 침공 멈출 때까지”
“러 문화 보이콧 동참을”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이 서방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 음악을 연주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는 단지 물리적으로만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와 기억을 파괴하려 한다”면서 러시아의 전체주의적 프로젝트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제재만이 아니라 러시아 문화에 대한 보이콧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카첸코 장관은 “이 전쟁은 문화와 역사를 놓고 벌이는 문명 전쟁”이라면서 “러시아가 피비린내 나는 침공을 멈출 때까지 차이콥스키의 작품 연주를 중단하자”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공연장에서는 차이콥스키와 다른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 연주를 이미 중단했다”면서 “우리의 동맹들도 같은 조치를 취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연주자들은 국제무대에서 잇따라 퇴출됐다.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뉴욕 카네기홀 공연에서 배제됐고 뮌헨 필하모닉에서도 퇴출됐다. 유명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도 뉴욕 메트로폴리탄을 포함해 여러 공연장에서 출연이 취소됐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동명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발레 작품 <호두까기 인형>은 미국 뉴욕에서 영국 런던까지 전 세계 주요 도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트카첸코 장관은 “러시아의 전체주의 체제를 지지하는 러시아 문화의 대표자들을 거부하고 침략 전쟁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러시아 연주자들의 공연을 차단하는 것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가 취해야 할 의식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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