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중국자본 벗어나 제주 품으로
난개발·사유화 논란 매듭
“천혜의 자연 보전한다”
중국 투자사가 소유 중인 송악산 일대 토지를 제주도가 매입한다. 송악산 일대는 중국 신해원 유한회사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제주도는 신해원이 송악산 일대에 보유한 토지 전부인 170필지·40만748㎡를 모두 매입한다고 8일 밝혔다.
송악산 일대는 1995년 유원지로 지정됐다. 이후 신해원이 2013~2017년 유원지와 주변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고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송악산은 바닷속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수성화산이다.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데다 인근에 국가등록문화재인 일제 동굴 진지 등 역사문화자원도 다수 분포하고 있다. 송악산 일대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자 지역사회에서는 환경 훼손, 경관 사유화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는 2020년 4월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 검토 의견 누락에 따른 공정성 훼손’ 등을 이유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일대는 지난 7월 개발행위 허가제한 지역으로 지정됐고, 8월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실효됐다.
이후 제주도는 중국 투자사와 4차례에 걸친 협상을 진행해 송악산 유원지 토지매매를 위한 기본합의를 도출했다. 제주도는 합의서 체결에 앞서 도의회 동의를 얻기 위한 동의안을 제출했다. 제주도는 도의회가 동의하면 투자자와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내년부터 토지 매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해원 역시 합의서 체결 후 매매대금이 지급되면 모든 절차를 취하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 사유지를 매입함에 따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게 됐다”며 “인근 알뜨르비행장에 조성되는 평화대공원과 송악산 지질탐방 등을 연계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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