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킬러 문항 8개, 고교 교육과정 벗어나”
평가원 “위배 문항 없다”
22번 문항 오답률 94.5%나
지난달 17일 실시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의 8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 수준 밖에서 출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에서 출제된 46개 문항 중 8개 문항(17.4%)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올해 고교 수준을 벗어난 문항은 공통과목 가운데 6문항, 선택과목 미적분에서 2문항이었다. 선택과목 중 확률과통계, 기하에는 고교 수준을 벗어난 문항이 없었다. 고교 수준을 벗어난 문항은 대부분 최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킬러 문항’으로 정답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일례로 미분계수의 정의와 연속성을 이용해 삼차함수를 구해야 하는 공통과목 22번 문항의 경우 문제에 주어진 조건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합성함수의 개형을 그려야 할 수 있다. 하지만 합성함수와 관련된 교육과정 성취기준에는 ‘함수의 합성을 이해하고 합성함수를 구할 수 있다’고만 되어있을 뿐 합성함수의 그래프를 그리는 것과 관련된 성취기준은 없다. 이 문제의 풀이에 사용되는 합성함수의 성질 중 일부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 문항의 오답률은 EBS 기준 94.5%에 달한다.
평가원은 매년 수능 출제 기본방향으로 “학교에서 얼마나 충실히 학습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내용에 맞춰 출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킬러 문항’을 만들기 위해 이 원칙을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은 수능의 목적이나 출제 방향에 반할 뿐 아니라 수능을 공교육 수업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을 국가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라며 “이는 사교육으로 인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과열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평가원은 해당 문항들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문영주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문항이 고난도였던 것과 교육과정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현장에서 가르치지 않은 문항이 출제됐다면 교육과정 위배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문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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