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학·물국어…‘방어’ 힘겨워진 문과생
국어는 평이·수학은 어려워
표준점수 최고점 11점 차이
올해도 ‘문과 침공’ 거셀 듯
전 영역 만점자는 총 ‘3명’
사립고·서울 학생 점수 높아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년 차인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수학과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11점이나 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지난해에 비해 평이하게 출제됐고 수학은 지난해만큼 어려웠다는 수험생과 입시기관의 반응이 점수로 확인됐다. 수학에 강점이 있는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공개했다.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34점, 145점이었다. 표준점수는 문제가 어려울수록 높다. ‘불수능’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국어는 15점 낮아졌고 수학은 지난해(147점)와 비슷했다. 국어에서 만점을 받아도 수학 만점자보다 11점이 뒤처진다.
수학과 국어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이과 학생들이 인문계 전공을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국어가 지난해보다 쉬워지면서 이과생들의 교차지원을 국어로 방어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했다. 지난해 두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가 2점 더 높았다.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첫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 통계’보다 3점 높았다. 올해 수학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은 지난해 39.7%에서 45.4%로 증가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 ‘미적분’ 응시자가 고득점을 받으면서 ‘확률과 통계’ 응시자가 불리해지자 ‘미적분’에 응시한 수험생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우 소장은 “도수분포상 올해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3점 정도씩 차이가 날 것”이라고 했다.
전 영역 만점자는 재학생 2명, 졸업생 1명으로 총 3명이다. 모두 과학탐구 영역을 선택했다. 국어 만점자는 지난해 28명에서 올해 371명으로 늘었다. 수학 만점자는 지난해 2702명에서 올해 934명으로 3분의 2가 줄었다. 수학 만점자가 1000명을 밑돈 것은 2018학년도 수능 이후 처음이다.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 126점, 수학 133점이다. 국어는 지난해보다 5점, 수학은 4점 낮아졌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의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7.8%로, 지난해(6.2%)보다 늘었다.
‘n수생 강세’도 확인됐다. 졸업생의 국어, 수학 성적이 모두 재학생보다 높았다. 이들의 표준점수는 국어 109.7, 수학 109.2로 재학생들과 10점 이상 격차가 났다. 1, 2등급 비율도 졸업생(국어 21.4%, 수학 22.5%)이 재학생(국어 7.6%, 수학 7.7%)보다 높았고 8, 9등급 비율은 낮았다. 개인별 채점 결과는 9일 수험생들에게 통지된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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