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룰 개정 놓고 '갈등'…"당심 100%" "현행대로 70%만"

한상희 기자 조소영 기자 2022. 12. 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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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권성동 찬성…안철수·나경원·유승민 반대
1월 초까지 룰 개정…이준석 사태 재발 방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서 안철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2.7.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조소영 기자 =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당내에서 전대 룰을 둘러싸고 후보간 신경전이 확산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현재 당원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전당대회 룰을 고쳐 당원 비율을 80%, 90%까지 높이자는 요구가 나온 상태다. 친윤(석열)계에선 당심과 민심 비율을 10대 0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여권에선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내년 1월 초를 시한으로 잡고, 전당대회 룰에 관한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로드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달 중 당원 여론조사 등을 통해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뒤, 당헌개정특위를 통해 구체적인 개정안을 내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연초부터 당권 다툼으로 시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면 연내 전대 룰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해 안으로 전대 룰 정리를 끝내라고 한다"며 "연초부터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 등을 여는 모양새면 시끄러워질 수 있으니, 연말 예산 상황에 묻어서 같이 끝내 버리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심 비율을 높이자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당원 투표를 100%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권 의원은 이날 본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해당 매체에) 다 얘기했다"며 맞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본회의장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전대 룰은) 아직 논의가 안 됐다"면서도 "1반 반장을 뽑는데 4반 애들이 와서 이리저리 소란을 피우면서 좌지우지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더라"고 했다. 당심 비율을 높이자는 친윤계 주장에 힘을 보탠 것이다.

정 위원장은 "작년 6월 전대보다 책임당원 수가 급격히 늘었다. 당원 비중이 굉장히 커진 점이 새롭게 고려돼야 되는거 아니냐는 의견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윤계에선 이준석 전 대표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당심 비율을 높여야 한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윤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공직자 후보를 뽑는게 아니라 당대표를 뽑는데 당원들 의견을 반영 안하려고 하냐는 요구들이 바닥에서 많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이준석 전 대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은 "지금 비대위에서 논의를 시작했는데, 제가 (당심과 민심 비율을) 몇 대 몇(으로 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기지 않을까"라며 말을 아꼈다.

당권 주자들 사이에선 룰 개정에 따라 유불리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만큼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힌 김기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정체성 그리고 우리 당의 여러 가지 노선에 대해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원들의 의사가 당연히 절대적인 반영이 돼야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안철수 의원 등 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당원 비율을 높이면 중도층, 수도권 민심과 멀어지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유 전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전대룰을 9:1 이야기를 하던데 민심을 확 줄이고 당심을 키우자는 거 아닌가"라며 "축구하다가 갑자기 골대 옮기는 법이 어디 있나. 유승민 1명을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전대 룰을 7:3에서 9:1로 바꾸고, 별 이야기가 다 나온다. 굉장히 삼류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전날 오후 대구 한방의료체험타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된 현재 룰을 바꾼다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룰 개정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전당대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마음)의 향배에도 관심이 모인다.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모임 출범식에 전체 의원 115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 71명의 의원이 모인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완전히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대선주자급이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전대에 대해 전혀 생각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응했다.

이를 두고 과거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면서 부작용을 낳았고, 추후 탄핵 사유가 된 점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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