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원을 썼는데…롯데 레전드 작심발언 “더 투자했어야, 가슴 아프다”
[마이데일리 = 청담 김진성 기자] “더 투자했어야…”
‘영원한 롯데맨’ 이대호는 10월8일 은퇴식에서 신동빈 구단주를 향해 통 큰 투자를 부탁했다. 실제 롯데지주가 시즌 후 구단에 19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롯데는 2022-2023 FA 시장에서 유강남(4년 80억원)과 노진혁(4년 50억원)을 영입하면서 수년간 이어오던 안방 약점을 메우면서 센터라인을 강화했다.
비 FA 다년계약으로 박세웅과 5년 90억원 계약을 맺은 것까지 더하면 2023시즌 주요 선수들에게 220억원을 쓴 셈이다. 여기에 롯데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유독 방출생을 적극적으로 영입한다. 이미 투수 차우찬,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 포수 이정훈, 외야수 이정우, 안권수 등 7명이나 데려왔다.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잭 렉스 등 외국인 3인방과 재계약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이대호의 시선에 롯데의 행보가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다. 이대호는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뉴트리데이 일구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금액을 많이 썼지만, 더 좋은 선수를 데려와야 했다”라고 했다. 심지어 “그전에 더 좋은 선수들을 안 뺏겨야 했다. 더 투자했어야 했다”라고 했다.
이대호는 구체적으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유강남이나 노진혁보다 급이 높은 FA를 화끈하게 데려왔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는 듯하다. 실제 롯데는 FA 포수 시장에서 양의지를 영입할 수도 있었지만, 유강남을 택했다. FA를 통해 팀을 떠난 대표적 프랜차이즈 스타는 손아섭(NC)이다.
이대호는 “투자 없이 우승이 힘들다. 롯데 선배로서 롯데가 다른 팀에 선수를 빼앗기는 걸 보고 가슴 아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롯데에서 고생했던 선수들은 롯데가 전부 잡으면 좋겠다. 롯데가 선수들을 대우해주고, 선수들로부터 ‘사랑받는구나’, ‘신경 써주더라’ 이런 얘기를 들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대호의 발언은 과감하긴 하지만,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실제 지난 몇 년간 오프시즌에서 프런트의 전략과 움직임이 매끄럽지 않은 측면은 분명히 있었다. 1992년 이후 한국시리즈서 다시 우승하지 못하는 건, 여러 문제가 복잡적으로 얽혔다고 봐야 한다.
이대호는 이제 롯데를 떠났다. 그러나 영원한 롯데 팬이다. 가족과 함께 치킨에 맥주를 즐기며 롯데 야구를 직관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물론 자신이 롯데를 우승시키지 못한 죄송한 마음도 안고 가기로 했다. 이제 롯데의 우승은 후배들이 해내야 한다. 이대호는 “죽을 때까지 롯데를 응원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대호. 사진 = 청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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