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 난제 ‘사용후핵연료’…해법은?

이준석 2022. 12. 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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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방금 보신 리포트, 우리를 비롯해 전 세계가 맞닥뜨린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짚었는데요.

KBS 부산방송총국은 해법을 찾아 올 한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곳곳을 취재했습니다.

2부작 다큐멘터리 첫 편이 내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데요,

직접 연출한 이준석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오세요.

먼저 지금 시점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제기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 배경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사실 이번 기획은 3년 전 처음 계획했는데요.

우리나라 첫 상업 원전인 고리 1호기가 2017년 가동을 멈췄잖습니까?

이제 해체를 진행해야하는데 심사가 계속 미뤄졌습니다.

해체 기술과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사용후핵연료' 거든요.

고리 1호기 안에는 원전 연료로 다 사용하고 남은 '사용후핵연료'가 수영장같은 수조에 그대로 보관 중입니다.

아주 높은 열을 식히고,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해 임시로 저장해 두는 건데, 원전을 해체하려면 수조 속 사용후핵연료를 다시 꺼내 안전한 곳에 옮겨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처분할 곳이 현재 없습니다.

또 안전 문제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를 지금처럼 수조에 계속 둘 수 없는데요,

고리 뿐 아니라 한울 등 우리나라 원전 내 수조에는 사용후핵연료가 70% 이상 차 있고요.

10년 안에 꽉 찰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구처분장 마련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을 하루 빨리 국민들께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 문제를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앵커]

사용후핵연료는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되면서 낯선 용어는 아니죠.

자, 이번 다큐멘터리 제목이 '아포리아' 입니다?

이 단어는 낯선데요.

어떤 의미를 담았습니까?

[기자]

아포리아는 그리스어인데요.

어떤 상황을 두고 길이 없는 막다른 골목이다, 그러니까 아주 어려워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 제작진은 단순히 사용후핵연료라는 과학적, 기술적 접근을 넘어서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는데요.

아포리아는 '난제'라는 뜻이지만 철학자들은 이 아포리아가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대화,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정부는 1980년대부터 영구처분장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9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는데요.

1990년 안면도 사태나, 2003년 부안 사태를 보면 모두 유혈충돌까지 발생했는데, 정부가 가장 중요한 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탓입니다.

민주적 절차 부재라고 할 수 있겠죠.

사용후핵연료 문제야 말로 모두가 관심을 갖고 대화를 통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뜻에서 아포리아라는 제목을 정하게 됐습니다.

[앵커]

내일 1부, 다음주 금요일 2부, 이렇게 두 편을 선보이는데, 취재와 제작을 하면서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텐데요?

[기자]

네, 제작진은 사용후핵연료 관련 우리나라 핵심 연구기관을 방문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두루 취재했습니다.

정부의 9차례에 걸친 처분장 확보 시도나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두 차례 공론화 과정이 모두 실패하는 과정 속에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지만, 갈등의 역사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영구처분장 '온칼로'를 만든 핀란드와 영구처분장 선정에 성공한 스웨덴 현지를 찾아 그들의 비결을 취재했고요.

우리와 마찬가지로 영구처분장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독일과 일본도 찾아 끊임없는 대화 시도를 확인했습니다.

사실, 원전으로 지금의 인류는 많은 누리고 있잖습니까?

하지만 우리가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 미래 세대가 엄청난 부담을 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각국이 관련 법을 만들어 10만 년 동안 생태계에서 격리해야 할 만큼 위험한 사용후핵연료를 미래 세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용후핵연료 처분은 우리의 의무라는 건데요.

사용후핵연료가 왜 문제고, 어떻게 해법을 찾아야 하는지, 그 과정은 어떠해야 하는지, 이번 다큐멘터리에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앵커]

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우리가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인데요,

모쪼록 많은 분이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서 사용후핵연료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기자, 고맙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준석 기자 (alle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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