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손만 잘쓰는 골키퍼 시대는 끝났다” [카타르 라이브]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2. 12. 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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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가 본 월드컵 트렌드
현대축구의 핵심인 빌드업
김승규가 공격 출발점 역할
이제 선방 능력은 기본이고
발기술 패스 능력 필요해
김승규가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따돌린 뒤 패스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는 몸을 날려 공만 막아내는 것을 넘어 발로 공을 다루는 능력과 패스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이유에서 ‘골키퍼 김승규’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1998 프랑스 월드컵과 2002 한국·일본 월드컵에 출전했던 김병지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은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회장은 “과거와 다르게 골키퍼가 소화해야 하는 역할이 다양해졌다. 후방 빌드업과 뒷공간 커버가 대표적”이라며 “빌드업 축구가 거의 모든 축구 전술에 기본이 된 만큼 발밑 기술과 패스 능력이 있는 골키퍼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이젠 선방 능력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골키퍼가 또 하나의 공격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김승규의 활약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김 부회장은 “한국 공격의 마침표가 손흥민과 황희찬, 조규성 등이라면 시작점은 골키퍼 김승규다.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가능하게 한 건 김승규”라며 “빌드업 능력이 좋은 김승규가 있었기 때문에 포백 수비수들과 수비형 미드필더 선수들이 편하게 공을 돌릴 수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부회장의 분석처럼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승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의 출발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발 기술과 패스 능력이 좋은 김승규는 중원과 최전방에 패스가 원활하게 들어가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물론 ‘선방 능력’은 기본이다, 김승규는 상대 공격수의 날카로운 슈팅으로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여러 차례 막아냈다. 미국 CBS스포츠는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이 끝난 뒤 “골키퍼 김승규가 없었다면 한국은 1대6 또는 1대7로 대패했을 것”이라고 김승규의 선발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한국의 경기를 중계했던 안정환과 박지성 등 해설위원들도 김승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그라운드에서 활약한 모든 선수들이 잘했지만 골키퍼 김승규를 특히 칭찬해주고 싶다”며 “후방에서 공을 돌릴 때 움직임을 가져가 공간을 만들고 역습 상황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준 김승규는 최고의 골키퍼”라고 말했다.

김승규 뿐만이 아니라 200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골키퍼들이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모로코의 야신 보로 골키퍼는 스페인과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고국에 8강행 출전권을 선물했다. 또 이번 대회 골키퍼가 상대 팀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은 35.5%에 해당하는 11번이나 된다. 영국 신문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1966년부터 2018년 대회까지 페널티킥을 골키퍼가 막아낼 확률이 17%였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골키퍼 선방 확률이 2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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