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一魚濁水 <일어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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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 물고기 어, 흐릴 탁, 물 수.
일어탁수.
우리 사회에 일어탁수, 수어혼수 사례는 부지기수다.
일어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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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 물고기 어, 흐릴 탁, 물 수. 일어탁수. 한 마리의 물고기가 웅덩이의 물을 흐린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전체가 피해를 보는 경우를 일컬을 때 흔히 쓴다. 우리 속담에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그와 비슷한 의미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방죽을 다 흐려놓는다는 일추탁언이란 사자성어도 같은 말이다. 물고기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가 문제가 될 때는 수어혼수(數魚混水)라고 한다. 같은 의미다.
우리 사회에 일어탁수, 수어혼수 사례는 부지기수다. 타인의 신체에 가하는 위해나 도둑질 같이 사회 구성원들이 쉽게 그 폐해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일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행위자에 대한 제재에 구성원들은 어렵지 않게 합의한다. 사회로부터 격리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탁수 행위'는 해결방안을 도출하기가 어렵다. 이 때 사회는 혼란과 갈등에 빠진다. 더 심각한 사태는 분명히 부도덕한 비리가 속에 숨겨져 있는데도 두꺼운 정치적 갑옷으로 가려지고 진영의 이익과 결부될 때 일어난다. 이럴 때 흔히 쓰는 수법이 정의·공정·민주주의 같은 정치적 구호로 방어막을 치고 희생양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국민의 세금을 기반으로 저개발국가에 공적원조를 하는 기관 중 하나다. 못사는 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숭고한 설립목적을 가진 이 기관이 썩은 내가 진동하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감사원이 이 기관의 임원 송 모 씨라는 사람이 4년 동안 인사 승진을 대가로 수십 명으로부터 수 억 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 수사를 의뢰했다고 한다. 지인을 자회사 대표로 앉히면서 수 천 만원을 챙기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람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부산YMCA 사무총장을 지냈다고 한다. 코이카는 이 한 사람 때문에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내야 했다. 그러나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어탁수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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