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텔 폐업 잇따르는 유성, 관광특구 맞나

2022. 12. 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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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게 대전에서 영업을 해 온 대표적 향토 호텔인 유성호텔이 최근 매각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1915년 문을 연 유성호텔은 국내 온천관광의 상징으로, 1970년대에는 신혼부부들과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유성호텔 측은 매각 후 직원 고용 승계 등 노사 간 협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할 지자체인 유성구와 대전시, 시 산하 관광공사가 호텔 폐업 도미노 현상을 온천관광 트렌드 변화 탓으로만 여기고 강 건너 불 보듯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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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텔 전경. 사진=연합뉴스

100년 넘게 대전에서 영업을 해 온 대표적 향토 호텔인 유성호텔이 최근 매각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1915년 문을 연 유성호텔은 국내 온천관광의 상징으로, 1970년대에는 신혼부부들과 정치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이승만 박사가 해방 후 미국에서 돌아와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유성호텔에 머무르기도 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자주 들렀다.

이 호텔을 매수한 업체와 매각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호텔 영업은 오는 2024년 3월까지 할 예정이며, 호텔 부지에는 '숙박'과 '온천' 등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호텔 매각은 시설 노후화로 인한 경쟁력 한계,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 급감 등이 원인으로 전해진다. 유성호텔 측은 매각 후 직원 고용 승계 등 노사 간 협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성지역은 지난 1994년 8월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와 경제 불황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특구를 찾는 발길이 줄면서 자연스레 관광 기능 상실, 상권 위축, 호텔 폐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리베라 호텔은 2017년 폐업 후 49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8년 문 닫은 아드리아 호텔 자리엔 생활형 숙박시설이 들어섰다. 라온 컨벤션 호텔은 오피스텔로 탈바꿈했다. JH레전드 호텔은 무기한 휴업 후 생활형 숙박시설을 추진 중이고, 라마다 호텔은 부분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관광특구 내 호텔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는 것은 관광 인프라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 때 1000만 관광객으로 붐볐던 유성 관광특구는 온천 관광 휴양지라는 정체성을 잃은 지 오래다. 유성 관광특구는 사실상 '속빈 강정'으로 전락했다. 호텔이 사라진 자리에 주상 복합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용 건물이 대거 들어선다면 관광특구보다는 주거특구로 부르는 게 더 어울릴 것이다.

호텔 폐업 도미노는 관광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징표다. 이는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대전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관할 지자체인 유성구와 대전시, 시 산하 관광공사가 호텔 폐업 도미노 현상을 온천관광 트렌드 변화 탓으로만 여기고 강 건너 불 보듯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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