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업무개시명령에 부울경 레미콘 동조파업…185곳 공사차질(종합2보)

이상휼 기자 한귀섭 기자 최창호 기자 이수민 기자 2022. 12. 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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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탁송 알바생 흡연·과속…비전문성 도마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행동이 15일째를 맞은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의왕ICD제1터미널에서 중장비들이 컨테이너를 운송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석유화학·철강분야를 대상으로 추가 운송개시명령(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2022.1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전국=뉴스1) 이상휼 한귀섭 최창호 이수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15일째를 맞은 8일 정부와 파업 측과의 강대강 대결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석유화학·철강분야를 대상으로 추가 운송개시명령(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불법에 타협하지 않고 책임을 엄정하게 묻겠다"며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지회가 연대파업에 돌입하면서 정부 명령에 반발하고 있다.

부울경은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동조파업으로 185곳이 공사 중단됐다. 부울경 건설 노동자 대부분이 민주노총에 가입돼 있는 만큼 연이은 파업에 지역 건설현장과 업계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고 호소한다.

포항의 철강업계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안도하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는 매일 생산되는 2만6000톤의 제품을 육로로 출하하지 못해 발이 묶여 있었고, 현대제철도 3개 공장에서 하루 평균 생산하는 5만톤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했다. 정부가 시멘트 분야에 이어 이날 철강과 석유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자 포항시는 화물연대 포항지부에 파업 농성장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발송했다.

경찰 등 수사기관이 노조의 불법행위에 엄정 수사의지를 밝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동기본권 위반에 추가 개입해 달라고 ILO(국제노동기구)‧UN에 요청하는 등 물러서지 않고 있어 당분간 노정간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8일 오후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시멘트에 이어 철강과 정유부문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국토부 관계자가 경북 포항시 남구 철강공단에 멈춰서 있는 화물연대 포항지부 소속 화물차량에 업무개시명령서(집단운송 거부행위 조사개시 통지서)를 부착하고 있다. 2022.12.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피해 심각"…시멘트 이어 석유화학·철강 업무개시명령

한덕수 국무총리는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난달 29일 시멘트분야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데 이어 오늘 2차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명분 없는 집단운송 거부가 장기화함에 따라 우리 산업과 경제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물류는 우리 경제의 혈맥이다. 물류가 멈추면 우리 산업이 멈추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 경제와 민생으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 석유화학 제품의 출하 차질은 곧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핵심산업으로 확대돼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화물연대의 자발적 복귀를 더 기다리기에는 우리 앞에 놓인 상황이 매우 긴급하고 엄중하다”고 설명했다.

업무개시명령 발동 대상은 운송사 240곳, 차주 약 1만명이다. 철강분야의 경우 155곳 6000여명, 석유화학분야는 85곳 4500여명 규모다. 정부는 이날 오후부터 국토부·지자체·경찰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해 업무개시명령서 송달 등 후속조치를 즉시 시행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15일째인 8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기사들이 화물연대 동조파업을 시작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파업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진 건설사 부담은 해소되긴 어렵다고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충남 당진시의 한 레미콘 공장 모습. 2022.1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부울경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동조파업…185곳 '공사 중단' 등 작업 차질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기사들이 8일 화물연대 동조파업에 들어가면서 지역 건설·제조업계가 막대한 손실에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지회도 동조파업을 시작했다. 지난 5일 부울경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설 노동자들이 동조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이날부터는 부울경 지역에서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운행이 무기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건설 노동자 대부분이 민주노총에 가입돼 있는 만큼 연이은 파업에 지역 건설현장과 업계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고 호소한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에 따르면 부울경 레미콘·콘크리트펌프카 기사와 타설 노동자 95% 이상(5000여명)이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이다. 타설 노동자가 없이는 사실상 레미콘 공급이 힘들고 레미콘을 운송하는 콘크리트펌프카 운행이 중단되면 골조공사가 불가능하다.

부산시는 지역 내 335곳의 공사현장 중 108곳에서 작업 중단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24곳에서는 작업이 완전히 중단됐다.

경남은 도내 공사현장 1556곳 중 77곳이 차질을 빚고 있다. 도 발주 공사현장 151곳 중 26곳, 아파트 건설현장 87곳 중 33곳 등 59곳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됐다. 민간 공사현장은 1318곳 중 11곳의 타설이 중단됐고, 7곳은 공사가 완전히 멈췄다.

부산경남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는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11월24일부터 레미콘 생산이 중단돼 하루 조업 손실액이 3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협의회에는 부산 지역 레미콘 제조사 47곳이 가입돼 있다.

부산 제조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은 출하 이후 90분 이내에 타설을 해야 하는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타설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건설사는 공기 지연, 제조사는 조업 손실 등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시멘트에 이어 철강과 정유부문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가운데 경북 포항시 남구 철강공단 도로 곳곳에서 화물차량들의 운행이 늘어나고 있다. 2022.12.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시멘트 이어 철강·석유화학 분야도 업무개시명령…포항 철강업계 '안도'

정부가 8일 시멘트 분야에 이어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대해서도 2차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자 포항지역 대형 화물운송업체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는 매일 생산되는 2만6000톤의 제품을 육로로 출하하지 못해 발이 묶여 있었고, 현대제철도 3개 공장에서 하루 평균 생산하는 5만톤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했다. 현재 포항시에 등록돼 있는 화물차량 4000여대 중 1000여대가 철강제품 수송에 이용된다.

정부가 시멘트 분야에 이어 이날 철강과 석유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자 포항시는 화물연대 포항지부에 파업 농성장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발송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 발동과 함께 국토부 관계자들이 포항지역 대형 운송사를 방문해 화물차 기사들의 명단을 파악한 것으로 안다. 오늘 중으로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화물연대 기사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이 전달될 것 같다"고 전했다.

화물업체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으로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출하하지 못한 제품을 운송하기 위해 배차를 신청한 상태이지만, 화물차가 언제 들어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총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이 복귀하고 있고, 시멘트 운송 기사들을 상대로 한 1차 업무개시명령이 효과를 봐 2차 업무개시 명령은 더 일찍 효과가 발생할 것 같다. 철강 공급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전날 포스코와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일부 제품의 출하를 재개했다.

화물연대 파업 15일째인 8일 정부가 철강·석유화학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집행에 돌입한 가운데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한 도로에 화물연대 울산본부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2022.1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강원 지역 레미콘 공장 정상운영, 주유 재고 소진은 13곳

이날 강원 지역 레미콘 공장이 대부분 정상 운영되고 있으나, 재고 소진 주유소는 여전히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8일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도내 132곳 레미콘 공장 중 가동을 멈춘 곳은 홍천과 철원 2곳(1.5%)이다. 나머지 공장들은 시멘트가 입고되며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주유소에서는 한국주유소협회 강원도지회 집계 결과 이날 오전 기준 도내 632곳 가운데 13곳에서 재고량이 소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날(12곳)보다 1곳 늘어난 수치다. 도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피해를 입고 있는 도내 기업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한편 강원경찰청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업무개시명령) 위반 혐의로 지난 7일 고발된 화물차 기사인 A씨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영월지역 조합원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불응으로 경찰에 고발된 첫번째 사례다.

8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철강소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15일째인 이날 한 철공소 관계자는 "놀고있는거 보이죠"라며 "지방가는 화물차 잡기도 힘들고 (제작) 일정이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화, 적용 차종과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추가 업무개시명령이 의결되자 곧바로 철강·석유화학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집행에 돌입했다. 2022.1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로드 탁송 알바생 담배 피고 과속까지 '잡음'…네티즌 "찝찝하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신차를 운송하는 임시 방편책인 '로드 탁송'의 비전문성이 도마에 올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화물연대 파업이 15일째 이어지면서 집단 운송 거부로 차량 탁송에 필요한 카캐리어를 구하지 못하자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1월 25일부터 출고장까지 임시직원들이 직접 운전해서 차를 이동시키는 로드 탁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외주 업체 등을 통해 민간 탁송기사(임시 아르바이트)를 채용했다.

하루 수백명의 인원이 투입돼 수많은 차량을 한번에 이동시키다 보니 사고를 비롯해 주행 중 불미스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로드탁송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사고가 난 차량 사진과 함께 탁송 중인 차량에서 임시 직원이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네티즌들은 "아무리 정규직원이 아니라지만 신차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냐", "제정신이냐", "흡연차로 중고차 직행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시직 운전기사들이 차량 탁송을 빨리 끝내려고 과속하거나 험하게 운전해 차량 상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듣기로 하루에 로드탁송을 워낙 많이 하다 보니 급하니까 막 밟고 그런다더라"며 "첫주행은 주인이 해줘야 제맛인데 이미 다른 사람이 마구잡이로 해버렸으니 소중한 내 차 '신 차' 의미도 없고 찝찝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로드탁송을 진행하기 전 차량의 안전을 위해 도포를 덮어 이동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대차·기아의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정적 이미지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로드 탁송으로 발생하는 주행거리 증가에 따라 차량을 인도받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품질보증 주행거리를 2000㎞ 연장하기로 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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