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가부 폐지, 모든 세대 위한 양성평등 정책 확대하는 것" [fn이 만난 사람]

홍예지 입력 2022. 12. 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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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개편은 여성을 지우는 게 아니다. 좀 더 시대정신에 맞게 남녀 고루, 세대 모두가 양성평등의 수혜를 누리도록 하는 작업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여가부 개편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 "폐지가 아닌 발전적 해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여성을 지우는 게 아닌 여성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 세대 모두를 위한 양성평등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조직의 이름이나 형태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여가부가 가진 양성평등 업무를 보건복지 업무와 결합하면 더 넓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양성평등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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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듣는다
여가부 개편은 ‘발전적 해체’
남녀 모든 세대 혜택 누리도록 시대 정신에 맞는 조직 필요
복지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아동·청소년·가족·인구 등 부처별로 나눠있던 정책 통합
기존 여가부 업무는 강화
학교 안팎 청소년 지원 확대하고 한부모·다문화 가족 정책도 강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성가족부 개편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여성가족부를 시대정신에 맞게 남녀 고루, 세대 모두가 양성평등의 수혜를 누리도록 역할과 기능을 바꾸는 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여성가족부 개편은 여성을 지우는 게 아니다. 좀 더 시대정신에 맞게 남녀 고루, 세대 모두가 양성평등의 수혜를 누리도록 하는 작업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여가부 개편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 "폐지가 아닌 발전적 해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새 시대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남성과 여성, 노인과 아동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사회통합의 부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젠더 갈등, 권력형 성범죄 등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여성에 특화된 여성정책으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취임 6개월이 지난 김 장관은 "여가부의 기존 업무 강화와 부처 개편, 두 가지 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갈 때 가더라도 기능은 강화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해체를 앞둔 여가부가 잇따라 청소년 지원 대책, 가족센터 서비스 확대 등 굵직한 정책을 내놓은 이유다.

여가부 폐지는 윤석열 정부의 조직개편안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사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가부를 보건복지부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부에서 '여성'이라는 단어가 빠지자 일각에선 여성과 관련된 정책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김 장관은 "여성을 지우는 게 아닌 여성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 세대 모두를 위한 양성평등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조직의 이름이나 형태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여가부가 가진 양성평등 업무를 보건복지 업무와 결합하면 더 넓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양성평등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강조했다.

여가부 정책은 그간 현장과 국민들의 인지도와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달 체계가 없다는 기능상의 약점 때문이다. 김 장관은 "고용노동부는 고용청이 있고 복지부는 전국 곳곳에 사회복지 공무원을 통해 중앙부처 정책을 집행하는데 여가부는 우리 부의 일을 전담하는 전달체계가 없다"며 "정부조직 개편이 되면 복지부의 전달체계를 활용해 보다 효과적인 정책 집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12월 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가정했을 때 2개월간 후속조치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두 달 안에 직제 등을 합의하면 변화는 확실해진다. 다음은 김 장관과 일문일답.

대담=안승현 국제경제부장

─취임한 지 6개월이 넘었다. 소회는.

▲여성가족부의 기존 업무 강화와 부처 개편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업무를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일한 기간은 7개월여지만 실제 체감기간은 더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가부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고 이를 강화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부모·다문화 가족,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고 학교 안팎 청소년 지원 강화 대책 등을 마련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이전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으로 일했기 때문에 여가부 업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에 들어와서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았다.

─'발전적 해체' 의미는.

▲여가부는 기능 중심인 다른 부처와 다르게 대상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어떤 사업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해당 기능을 갖고 있는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불가피한 구조다. 예를 들어 여성 노인, 여성 장애인, 여성 빈곤 등 여성의 복지와 여성 일자리 등은 복지부와 고용부 등 다른 부처에서 실질적인 지원과 집행이 필요하다. 부처 간 협업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여가부 자체적인 정책전달체계가 부족하다 보니 정책 추진과 집행의 효율성, 속도감이 떨어진다. 조직개편안이 실행되면 각 동마다 있는 행정복지센터와 사회복지 전담공무원과 같은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활용해 정책의 집행력이 강화될 수 있다.

─절차상 문제가 없을 때 폐지 시점은.

▲지난 10월 6일 행정안전부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를 시작했고 지난 1일 여야 3+3 정책협의체의 첫 회의가 개최되면서 여야 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12월 안에 합의를 목표로 한다는 것으로 안다. 국회가 최대한 노력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12월 말이 되면 2개월간 후속조치에 들어간다. 결정이 되면 변화는 확실해진다. 다만 공무원들의 삶의 터전이 바뀌는 부분은 어려움이 있다. 준비할 시간은 충분히 받아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 조직 이름에 '여성'을 뺐다.

▲여가부의 영문명은 젠더 이퀄리티(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다. 우리나라 말로는 이를 여성이라고 썼는데 단어가 중요하지는 않고 시대정신을 담은 젠더 이퀄리티(양성평등)를 총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 그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여가부가 상당히 어려운 시기에 여성의 권익과 인권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은 충분히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많은 국민이 양성평등의 수혜를 받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행정수요, 사회환경, 세대별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남녀 모두, 세대 모두를 위한 양성평등 정책이 요구된다.

─기능적인 측면은 어떻게 바뀌나.

▲현재 청소년, 아동이 여가부와 복지부에 떨어져 있다. 이를 복지부 아동·청소년으로 통합한다. 또 가족 정책을 어떻게 인구 문제와 떼어 생각하겠나. 여가부가 가족, 인구는 복지부가 했는데 이것도 통합된다.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에 따른 정책을 하나의 부처에서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다. 양성평등이 약화될 거라는 우려가 있는 걸로 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오히려 양성평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편안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예산도 더 많고 인프라, 전달체계도 많은 복지부와 함께하면 여가부가 가진 기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폐지가 코앞인데 새 정책이 많다.

▲서비스 받는 국민이 있으니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안했던 업무들도 하고 있다. 일을 더 벌리는 장관인 것 같지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청소년 관련 대책을 2차례 발표했다. 여가부는 청소년 정책의 주무부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겪고 있다. 현재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미래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한 명, 한 명의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나가는 것은 국가적·시대적 최우선 과제다.

─거야의 벽에 부딪혔다. 돌파구는.

▲국회에 찾아가 조직개편안에 대해 설명을 드려보면 정부안의 취지와 내용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해주시는 의원들이 많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의의 주축인 행안위 위원들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을 만나고 개편 취지를 최대한 설명하고 국회 논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

─'시한부' 장관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알고 왔기에 장관직을 수행한 개월 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장관을 하는 게 중요한지 일을 잘 하는 게 중요한지를 생각해 보면 누가 봐도 일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처음 여가부에 올 때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했고 7개월간 업무를 하면서 개편안이나 정책에 제 생각이 많이 녹아났다. 국회에서도 그런 의미나 진정성을 받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공무원으로서 국민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일을 해왔다. 조직개편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국민들께서 피부로 서비스를 이용하시면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다면 보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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