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아닌 인간 안중근"...익숙함과 새로움의 적절한 조화, '영웅'(종합)

정성화→김고은·나문희, 완벽한 연기 앙상블...오는 21일 개봉

8일 오후 영화 '영웅'의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CJ ENM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영웅' 정성화가 무대 위와는 또 다른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여기에 연기와 노래가 다 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관객들의 마음 한 켠을 뜨겁게 만든다.

8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해 질의응답에 임했다.

작품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정성화(왼쪽)는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아 깊이 있는 내공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ECJ ENM 제공

'영웅'은 한국 영화 최초로 '쌍천만' 흥행 기록을 쓴 윤제균 감독이 2014년 개봉한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자,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는 국내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관심을 모았다.

오랜만에 작품을 선보이게 된 윤 감독은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점으로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을 꼽았다. 그는 "절반의 익숙함은 넘버다. 뮤지컬 공연에 쓰였던 넘버를 많이 사용했다"며 "새로움은 설희(김고은 분)다. 공연에서 보지 못했던 설희의 새로운 넘버가 있다. 또 공연에서 잘 표현되지 않았던 안중근 의사의 과거, 설희의 개연성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감독은 "뮤지컬은 배우와 객석의 거리를 좁힐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카메라가 관객들의 시선이라고 생각했을 때, 공연에서 느끼셨던 거리보다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하다. 생생함과 웅장함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중근 의사 역의 정성화는 "무대 위에서는 뒤에 있는 관객들에게도 연기를 전달해야 하다 보니 퍼포먼스를 크게 하는 경향이 있다. 또 음향이 정제돼서 나오다 보니까 모든 음향의 밸런스가 맞춰진 느낌"이라며 "영화는 무대보다 더 디테일한 연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나에게도 도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고은은 독립군 정보원 설희로 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CJ ENM 제공

독립군 정보원 설희로 분한 김고은은 노래를 통해 캐릭터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는 "설희는 이토 히로부미 앞에서 표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노래가 시작하면 감정이 극으로 치닫는다"며 "감정을 잘 표현하고 노래를 잘 부르고 싶었다. 현장에서는 감독님을 조르고 졸라서 될 때까지 찍으려고 했고 연습실을 빌려서 열심히 연습했다"고 남다른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나문희는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역을 맡아 묵직한 울림을 안긴다. 그는 "처음에 윤 감독님이 안중근 의사 어머니인 조마리아 역을 제안했을 때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윤 감독님이 나에게 믿는 부분이 있어서 시키셨겠지'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나문희는 "아들을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까 감정이 차오르더라. 모처럼 느껴보는 감정이라 좋았다"고 연기와 노래를 함께한 소감을 덧붙였다.

'영웅'은 오는 21일 스크린에 걸린다. /CJ ENM 제공

이 외에도 안중근 동지 우덕순 역의 조재윤, 독립군 최고 명사수 조도선 역의 배정남, 독립군 막내 유동하 역의 이현우, 독립군 조력자 마진주 역의 박진주가 탄탄한 연기력과 노래 실력으로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특히 박진주는 "3년 전에 찍은 작품이라 추억이 많다. 당시에는 많은 부담감과 두려움, 감사함 등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다"며 "첫 영화다 보니까 폐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보니까 조금 더 자유롭게 했어도 되겠다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배정남은 "윤제균 감독님을 너무 좋아한다. 명장과 '영웅'이 만났는데,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윤 감독을 향한 신뢰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정성화는 무대로 데려오고 싶은 배우로 김고은과 박진주를 꼽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김고은은 노래에 감정을 잘 싣는 재주가 있고 박진주는 재기발랄한 캐릭터로 할 수 있는 주인공 극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대 데뷔를 한다면 관객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성화는 "안중근 의사를 히어로처럼 표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또 다른 감동을 극장에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CJ ENM 제공

윤 감독은 '영웅'에 관해 "시청각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영화적으로 깊이 있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며 "영화 외적으로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많은 독립운동가분을 더 알게 됐다.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끝으로 김고은은 "개인적인 바람으로 저희 작품으로 극장가가 다시 뜨거워지길 바란다"고, 정성화는 "제목은 '영웅'이지만 안중근 의사를 히어로처럼 표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인간 자체로 느껴지길 바란다. 또 다른 감동을 극장에서 받을 수 있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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