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우정 이어가자”···習, 사우디 간 첫날 34개 투자협정 체결

김능현 기자 2022. 12. 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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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현지 리야드 신문에 '천년의 우정을 창조하자'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8일(현지 시간)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게재된 기고문에서 "중동 친구들과 첫 중국·사우디 정상회담, 중국·걸프협력이사회 정상회의를 위해 국빈 방문했다. 이는 계승이자 창조의 여정"이라며 "사우디를 방문한 목적은 중국과 사우디 간, 그리고 중국과 중동 간 전통적인 우정을 이어가 새로운 관계의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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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우디 국빈방문 돌입
녹색수소·IT 등 38조원 추산
시진핑, 현지 매체 기고 통해
일대일로·네옴시티 연계 제안
사우디, 전투기 동원 특별 의전
美 언론 "일부일처 시대 종식"
전통 우방 美와 관계 변화 분석
美정부 "전략적 파트너십 지속"
공식평가 꺼리며 강한 경계감
(리야드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관리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12.8 photo@yna.co.kr
[서울경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첫날인 7일(이하 현지 시간) 중국과 사우디 기업들이 34개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이어 시 주석은 현지 매체 기고문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과 사우디의 대표 국책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 연계를 제안하며 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사우디가 보란 듯이 화려한 영전으로 시 주석을 반긴 한편 미국은 이번 방문에 대한 평가를 꺼리면서도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8일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양국 기업들은 전날 저녁 녹색에너지와 녹색수소, 태양광에너지, 정보기술(IT), 클라우드 서비스, 운송, 물류, 의료산업, 주택 및 건설 공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34개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이 매체는 양국 간 투자 협정 금액이 292억 6000만 달러(약 38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칼리드 알팔리흐 사우디 투자장관은 협정식에서 “사우디와 중국은 지난 수년간 견고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결실을 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우디가 ‘2030 비전’에 기반해 신재생에너지·산업·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례 없는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며 “사우디와 중국의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사우디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사우디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전체의 18%를 차지했다.

시 주석도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8일 리야드 신문에 ‘천 년의 우정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창조하자’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사우디를 방문한 목적은 중국과 사우디 간, 그리고 중국과 중동 간 전통적인 우정을 이어가 새로운 관계의 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번 방문을 기회로 사우디와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외부 간섭에 맞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 주석이 “일대일로 건설과 사우디 2030 비전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해 주목된다. 2030 비전의 핵심 사업은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 추진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주의 약 2만 6500㎢ 부지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어 시 주석은 “중동 국가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핵심 이익을 지지하며 중국은 중동 국가들의 주권 독립과 영토 보전, 팔레스타인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2000년 전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과 중동이 교류한 점을 거론하면서 “지난 10년간 중국과 중동의 관계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고 양측은 전면적 협력, 공동 발전, 미래지향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공동으로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화려한 의전으로 시 주석의 방문을 반겼다. 시 주석은 방문 이틀째인 8일 빈 살만 왕세자와 리야드 야마마 궁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에 앞서 사우디 왕실 근위대는 시 주석의 차량이 야마마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호위하는 등 극진한 대접을 펼쳤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가 올해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때 약소한 의전을 제공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둘러싼 논란 탓에 빈 살만 왕세자와 관계가 껄끄러운 상태였다. 이밖에도 사우디는 7일 전투기 4대를 동원해 시 주석의 전용기를 호위하기도 했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방문을 기점으로 한때 전통적 우방이었던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멀어지고 반대급부로 중국과 중동 간 밀착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는 “미국과 사우디 간 ‘일부일처 시대’가 종식됐으며 중국과 중동의 관계가 무역은 물론 안보 분야까지 확장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CNN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냉담한 태도를 보였던 빈 살만 왕세자가 시 주석을 이례적으로 환대함으로써 미국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시 주석의 방문에 대한 공식 평가를 꺼리면서도 경계감을 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세계를 순방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며 중동 방문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사우디는 약 80년간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였으며 이런 파트너십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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