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통과에... 중기 “환영” vs 대기업 “폐지해야”

이윤정 기자 2022. 12. 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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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도록 하는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중소기업과 대기업 측의 희비가 교차했다.

반면 중소기업계는 이번 납품단가연동제 통과로 기존에 중소기업만 지던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을 대기업이 지게 돼 '기울어진 운동장'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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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서 납품단가연동제 통과
원자재 가격 변동분 납품단가에 반영
대기업 “계약 변경 강제하면 거래 혼란”
中企 “단가 제값 받아 상생협력 가능”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도록 하는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중소기업과 대기업 측의 희비가 교차했다.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의 ‘제값 받기’를 통해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가능해졌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대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며 폐지돼야 한다는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회원서비스본부장은 8일 “납품단가연동제가 계약 당사자간 자율에 맡기는 시장원리에 반해 시장을 왜곡할 소지가 있는 만큼 해당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 법안은 한국에만 있는 법률 리스크로 외국기업이 투자 계획을 철회 또는 수정하는 등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대기업 대변 성향의 경제단체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 제14차 본회의. /뉴스1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상생협력법 개정안)은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납품단가에 반영, 이를 약정서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 하락할 때 납품단가를 얼마나 올리고 내릴지 그 폭을 담는 것이다. 납품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가 연동제 대상이다.

개정안 통과 전부터 대기업 측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를 법제화하면 계약법의 기본 원리인 ‘사적자치의 원칙’이 훼손될 것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계약 내용의 결정·변경을 강제하는 경우 거래 질서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중소기업이 원사업자일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시 대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반면 중소기업계는 이번 납품단가연동제 통과로 기존에 중소기업만 지던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을 대기업이 지게 돼 ‘기울어진 운동장’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국회가 14년 만에 여야 협치로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에 합의한 것은 우리 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해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통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통해 이제는 중소기업이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벤처기업협회도 “납품단가 연동제는 그간 대·중소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거래했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기업 경영 안정화와 근로자 임금,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등 공정한 시장경제 발전에 일조할 것”이라고 평했다.

납품단가연동제가 시행이 결정된 만큼 대기업들은 보완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본부장은 “정부는 제도 시행 이전에 현행 하도급법과 충돌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시범사업에서 노출되는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납품단가연동제를 실시하는 기업에 대한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발굴하는 등 연동제 시행에 따른 산업계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도 “시범사업을 통해 연동제의 부작용을 검증한 이후 법제화를 해도 늦지 않은데 무리하게 입법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간 경제계가 문제를 제기해온 납품대금연동제 법제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행법과 충돌 문제 해소, 중소기업 혁신방안 강구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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