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센터 운영 고객사와 긴밀 협력… 6G 얼리어답터 될것"

김나인 2022. 12. 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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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시장 5G·ICT 분야 이끄는데 총력 쏟아
다양성·존중 앞세우는 스웨덴식 기업문화
다양한 주파수 대역 활동 IT 강국 도약
5G 특화망시장 공략 디지털화 경험 올릴것
에릭슨엘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한네스 엑스트롬 에릭슨엘지 CEO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에릭슨엘지 직원들이 에릭슨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에릭슨엘지는 ICT분야에서 한국 내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외자기업입니다. 한국 내 에릭슨엘지 R&D(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는 만큼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업해 다가오는 6G 시대에서도 얼리어답터가 되겠습니다."

한네스 엑스트롬(Hannes Ekstrom) 에릭슨엘지 CEO(최고경영자)는 서울 강남구 에릭슨엘지 본사에서 본보와 인터뷰에서 갖고 서울 가산에 있는 R&D 센터에 대해 "총 850명의 인력 중 절반이 넘는 450명이 5G를 포함해 네트워크 가상화, 6G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R&D센터, 투자 산실…산업 생태계 기여= 지난 10월 취임한 엑스트롬 CEO는 한국 시장에서 에릭슨엘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에릭슨에서 20년 넘는 재직 기간 에릭슨 부사장 겸 네트워크 전략 총괄을 역임했고, LTE(롱텀에볼루션) 도입 시기 한국에서 근무해 에릭슨 내 '한국통'으로 꼽힌다. 취임 직전에는 스웨덴 에릭슨 본사에서 5G 글로벌 제품 담당 총괄 업무를 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엑스트롬 CEO는 한국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눈도 가지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약 두 달간 파트너사와 고객사, 직원들과 만남을 통해 어떤 의견이 있는지 목소리를 듣는 데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본사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의 5G·ICT 분야를 이끄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에릭슨엘지 R&D 센터는 한국의 산업 생태계 기여를 위해 에릭슨엘지가 몇 년간 인재 유치 등 투자에 공을 쏟은 산실이다. 에릭슨이 운영하는 전 세계 R&D 센터 중에서도 한국 R&D 센터는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장 중요한 5G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R&D 센터 근무 직원들 또한 다양한 국가의 R&D 센터에서 근무할 수 있어 커리어 방면에서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려 있다.

◇다양성·존중 앞세운 스웨덴식 기업문화= 에릭슨엘지 근무 환경은 유연성이 특징이다. 스웨덴에서 추구하는 수평적 문화를 채택했다. 사무실 내에서는 '님' 호칭을 쓰며, 직급과 직책의 장벽을 허물었다. 사무실 자리도 팀별로 구역은 정해져 있지만, 자율좌석제로 원하는 곳에 앉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재택과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워킹 프롬 홈'으로 재택근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피크업(Speak-up)'을 통해 소속된 조직이 아닌 구성원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문화를 장려한다. 그는 "톱다운 방식으로 위에서 찍어 내리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을 중요 가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슨엘지는 '다양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로 6번째 열린 '걸스 인 ICT(Girls in ICT) 해커톤' 행사 역시 다른 경험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ICT 분야에서 이공계 여성 인재들의 커리어 개발과 역량 향상을 장려하는 취지다. 엑스트롬 CEO는 "성별뿐 아니라 인종, 다른 분야의 업무 경력을 가진 인재 등 최대한 다양성을 가진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며 "입사 이후에도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워크앤라이프밸런스(워라밸)'을 누릴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韓, 다양한 5G 주파수 대역 활용으로 'IT 강국' 도약해야"= 에릭슨엘지는 해마다 세계 이동통신 통계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분석하는 '모빌리티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 세계 글로벌 기준 5G 가입자는 10억 건을 돌파하고, 2028년에는 50억 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전 세계 약 230개 통신사가 5G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8년 5G 네트워크는 모바일 트래픽의 약 70%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를 상용화한 지 3년이 지나면서 5G 확산이 궤도에 올라간 이후 확장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엑스트롬 CEO는 한국 5G 시장에 대해서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5G 가입자가 35%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 가고 있다고 평했다. 단순 도심 지역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 5G 커버리지 비율도 높은 편에 속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9년 5G 상용화 이후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고객사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며 "통신 3사가 함께 추진 중인 5G 농어촌 공동망 구축 사업에 통신 장비 2개 사업자 중 한 업체로 선정돼 도심뿐 아니라 외곽 지역 가입자에게도 5G 네트워크를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경험을 에릭슨 장비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았다. 글로벌 통신장비사로 밀리미터 웨이브 대역을 활용하는 미국, 일본 등을 포함해 각 국가 시장의 상황과 노하우, 정보를 결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지녔다는 설명이다. 그는 "5G는 단 하나의 기술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이 모여 있는 총 집합체이기 때문에 각 기술 영역에서 우위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파트너사의 요구 사항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 6G 또한 5G의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에 5G를 리드하는 플레이어만이 6G도 앞서 갈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엑스트롬 CEO는 한국 시장이 중대역(Mid-Band)으로 분류되는 3.5㎓ 대역 투자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미국이나 일본, 호주 등은 중대역뿐 아니라 저·고대역(밀리미터웨이브) 5G 주파수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 통신사들은 중대역인 3.5㎓ 대역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리얼 5G'로 불리는 5G 28㎓ 초고주파 대역을 할당받았지만, 이 대역에서는 투자가 미비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T와 LG유플러스를 대상으로 주파수 할당 취소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통신사업자들은 중대역을 포함해 1㎓ 미만의 저대역, 밀리미터파로 불리는 초고대역을 동시에 활용해 실질적인 5G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이 더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면 훨씬 더 새로운 종류의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지고 5G 속도 향상이나 지연성 부분도 개선돼 '진정한 5G IT(정보기술) 강국'이란 타이틀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P5G'로 5G 특화망 시장 공략…"디지털화 경험 끌어올릴 것"= 에릭슨엘지는 5G 특화망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음5G(5G특화망)' 주파수를 할당하고 B2B(기업간거래) 5G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 자체 5G망을 구현할 수 있도록 특정 구역 단위로 5G 주파수를 활용하는 통신망이다. 해외에서는 5G 특화망 시장이 2027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를 포함해 LG CNS, SK네트웍스서비스 등이 5G 특화망 사업자로 선정돼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릭슨엘지는 4.7㎓와 28㎓ 대역의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는 'EP5G(에릭슨 프라이빗 5G)'를 공식 출시하고 첨단 스마트공장, 물류, 항만 등 5G 특화망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엑스트롬 CEO는 "제조업이나 광업, 물류, 창고에서도 EP5G를 도입하면 5G 저지연성, 넓은 커버리지, 안정적인 속도가 뒷받침돼 비즈니스의 큰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며 "벤츠나 BMW 에어버스 등 글로벌 고객사들과 함께 5G 제품 도입을 완료했다. 이에 더해 한국 내 많은 엔터프라이즈 고객사들과도 협력해 5G 특화망 행보를 확장하고 고객사의 디지털화와 자동화 경험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5G 설비투자가 적극 이뤄지는 가운데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통신을 반도체에 이어 새 먹거리로 꼽으며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엑스트롬 CEO는 나날이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통신장비 시장에서 에릭슨엘지가 강력한 입지를 굳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은 성장의 기회이기도 한 만큼 언제든지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아직 선보이지 못한 5G 서비스가 많다. 내년에는 새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보이기 위한 네트워크 기술 개발과 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관련 생태계 성장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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