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도 업무개시명령…노정 '강대강' 대치 지속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CBS노컷뉴스 정다운 기자 입력 2022. 12. 8. 18:06 수정 2022. 12. 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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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이준규 기자

[앵커]
정부가 시멘트에 이어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여전히 파업을 계속 하고 있고, 정부도 무조건 복귀부터 하라며 압박을 이어가는 등 강대강 대치에 원만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부 이준규 기자와 함께 오늘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정부가 지난 화요일 국무회의 때 업무개시명령 안건을 상정하지 않아서 넘어가는 건가 싶었는데, 예정에 없던 임시국무회의를 열어서 처리를 했네요.

[기자]
네. 어제 오후에 예정에 없던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의 상황을 논의하는 관계부처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여기서 '업무개시명령이 필요해 보이니 내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상정해서 논의해보자'는데 뜻이 모이면서 오늘 신속하게 의결을 했습니다.
 

연합뉴스


[앵커]
하루 만에 뜻을 모으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의결을 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던 건가요?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따르면 철강분야에서는 철강재 출하량이 평시 대비 4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하고요, 석유화학제품은 출하량이 평시 대비 2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육로로 운송하는 육송 출하량 감소로 차질이 빚어진 금액이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 각각 1조3천억원, 합해서 2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앵커]
피해 규모가 이 정도면 업무개시명령 대상자 숫자도 꽤 클 거 같은데요.

[기자]
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따르면 철강 분야는 명령 대상 운송사가 155곳, 차주가 6천여명이고요, 석유화학은 운송사 85곳, 차주가 4500여명입니다. 다 합하면 운송사 240곳, 차주 1만500여명이 됩니다. 시멘트 분야에서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받은 운송사가 33개사, 차주가 778명이니까 바로 비교가 가능하실 겁니다.

[앵커]
지난 번 명령 때보다 대상자가 10배가 넘어가니까 상당한 숫자네요. 오늘 의결 했으면 명령 발동은 언제부터 되는 건가요?

[기자]
국무회의 의결 즉시부터 효력이 발생하고요, 그래서 정부는 곧바로 명령서 발부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시멘트 때는 명령 발부 후 시간을 좀 두고 현장조사에 나섰는데, 이번에는 바로 현장조사에도 착수해서 명령 위반 여부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복귀하지 않은 차주는 시멘트 때와 같은 운행정지, 자격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앵커]
바로 현장조사까지. 압박수위가 엄청나네요. 노동계는 어떤 움직임으로 대응에 나섰나요?

[기자]
노동계 또한 추가 파업에 돌입하는 등 강대강 국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레미콘과 콘크리트펌프카 기사들은 화물연대와의 연대파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울경 지역 기사 중 95% 이상이 건설노조 소속이라 사실상 이 지역 전체의 레미콘, 콘크리트펌프카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대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제노동기구, ILO라고 하죠. 이곳을 둘러싼 움직임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는 국제노동기구의 젤베르토 응보 사무총장과 유엔 평화적 집회결사 자유의 클레망 블레 특별보고관에게 서한을 보내 '추가 긴급 개입'을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이 ILO 협약 위반이다. 이번 파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노동기본권 전반에 대한 조치에 대해 우려가 깊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요. ILO는 이미 한 차례 우리 정부를 향해 의견 제출서를 요구했기 때문에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ILO, 우리가 서한을 보낸 것 뿐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ILO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에서도 우리 노정이 갈등하는 사건이 빚어졌습니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이 한국 노동자 대표 기조연설에서 "생존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벼랑 끝으로, 감옥으로 내몰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하니까, 박종필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한국정부 대표 기조연설에서 "국민의 생존과 안녕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기조를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노동계와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까지 가서 설전을 벌인 셈입니다.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 보다 못했는지 두 사람을 차례로 면담했는데요. "한국 정부에 '정부가 긴장을 높이지 말고 사태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외국에서까지 참.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야당인 민주당도 입장 변화를 보였네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 국회 국토교통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 3년 연장'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동계에서는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 분야를 컨테이너와 시멘트 외로도 확대해 달라는 요구를 해왔는데, 지금과 같은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면 확대고 뭐고 제도 자체가 사라질 우려가 크니까 일몰 시한 3년 연장안을 받을 테니 개정 논의를 하자는 겁니다. 화물연대가 복귀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셈이죠. 그러자 오히려 그동안 '국회가 논의해 달라'던 대통령실이 3년 연장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민 경제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말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거대 야당이 입법권을 쥐고 있다면 대통령에게는 거부권이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이 효과를 거뒀으니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도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강경 기조를 흩트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요. 추경호 부총리도 오늘 브리핑에서 파업 철회가 없으면 교섭이나 대화 여지가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속한 업무 복귀가 우선입니다. 이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사태를 어떻게든 대화로 풀어보려 하기보다는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업무복귀명령, 위헌 소지가 있잖아요?

[기자]
네. 발동 요건이 '커다란 지장, 심각한 위기, 정당한 사유'와 같이 모호한 문구로 이뤄져 있어서 위헌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번 사태도 현재 경제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볼 수 있느냐 의견이 나뉘고 있어서, 추후에 처벌을 받은 차주들이 대거 법적분쟁에 나설 경우에는 사회적인 소모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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