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브라톱 세리머니, 2002 월드컵 보고 꿈 키운 기쁨”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2. 12. 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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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키스, 할머니 할아버지께 골 선물 의미”
황희찬. 사진|SBS 캡처
한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울버햄튼, 26)이 ‘손목 키스’ 세리머니의 의미를 직접 밝히며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드러냈다.

황희찬은 8일 오후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 귀국 직후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뵌 것을 비롯해 포르투갈전에서 넣은 회심의 역전골 관련 에피소드, 대표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등을 들려줬다.

황희찬은 지난 7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귀국 직후 유니폼 차림으로 달려가, 포르투갈전 역전골을 넣고 받은 최우수 선수(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 트로피를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 안겨 드렸다.

황희찬은 이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는데, 이 사진이 누리꾼 사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황희찬은 “귀국 직후 할머니, 할아버지를 제일 먼저 뵈었다”고 웃으며 ‘손목 키스’ 세리머니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황희찬은 “골을 넣으면 항상 하는 세리머니 중 하나가 손목에 키스를 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성함을 담은 뜻이 있어 할머니 할아버지께 골을 선물하는 의미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어릴 때부터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름을 손목에 새길 정도로 평소 각별한 효심을 자랑해왔다. 그는 “(손목에)문신을 하고 항상 같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황희찬이 귀국 직후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 뵈었다. 사진|황희찬 인스타그램
“역전골, 흥민형 완벽한 타이밍 패스…무조건 골이다 싶었다”

황희찬은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전의 명장면인 역전골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황희찬은 “(손)흥민형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나도 수비를 하다 역습으로 나가는 상황이었다. 저 경기에서 부상이 완벽하게 나은 상태는 아니라 (달려도 될 지) 조금 고민은 했다. 아무래도 흥민형이 뛰어갔을 때 앞의 공간이 완전히 열려 있었고, 형에게 옵션 하나를 더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나도 형을 따라 뛰어갔다. 흥민형이 수비수 시선을 잘 끌어주면서 완벽한 타이밍에 패스해줘 너무 좋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흥민형이 골을 줄 때, 골대 위치와 골키퍼 위치를 확인했는데 그 타이밍에 골키퍼가 나오고 있어서 반대방향으로 마무리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오프사이드 같지 않았냐’는 질문을 해줬는데, 나는 템포 맞춰 가는 타이밍이라 무조건 골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니폼 상의를 벗어 화제가 된 ‘브라톱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희찬은 “사실 내가 저 상황에서 별다른 세리머니를 안 했는데, 먼거리를 뛰어왔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너무 기뻐서 가만히 있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랐다”면서 “20년 전 월드컵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내가 그 자리에서 골을 넣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어 “순간적으로, 지인분들이 세리머니를 요청하신 게 있었다. 정말 아무 생각이 안 나고 저도 모르게 옷을 벗으며 기쁨,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 브라톱은 각종 데이터 측정 장비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더했다.

그는 또 “상의 탈의로 경고를 받았지만 선수들끼리는 그 순간의 기쁨을 다 알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 나도 충분히 그렇게 해도 되는 상황이고 다음 경기에도 지장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상의를 탈의했다”고 말했다.

황희찬. 사진|SBS 방송 캡처
“동료들 믿음에 부응해 너무 기뻐…큰 동기부여 됐다”

경기 직후 선수들 간에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황희찬은 “아무래도 경기적인 이야기도 오고갔지만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이 다 2002년 월드컵 보고 꿈을 키운 선수들이다. 그런 친구들이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낸 데 대한 기쁨을 나눴고, 앞으로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지, 좋은 팀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흥민형이 경기 전에 ‘네가 만들어줘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그걸 해내서 너무 기뻤고, 동료들도 ‘네가 너무 힘들지만 너를 믿는다’고 말해줬었는데 그걸 해내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이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는 황희찬. 공식 인터뷰 마지막 순간 보인 눈물에 대해 그는 “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4년이라는 시간의 감사함,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며 눈물이 나왔다. 그 눈물에는 더 잘할 수 있고, 감사드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를 때 한국 국민이라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선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튼은 오는 21일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3라운드(16강)에서 질링엄FC(잉글랜드 4부리그)와 맞대결을 펼친다. 황희찬은 휴식 후 복귀해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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