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리딩뱅크 만든 고졸신화 택했다 … 세대교체 신호탄

한우람 기자(lamus@mk.co.kr),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2022. 12.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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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회장에 진옥동 내정 … 조용병은 용퇴
8일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금융 회추위 면접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미소를 지으며 들어서고 있다. <김호영 기자>

8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20층 회의장. 당초 11시로 예정됐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의 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 발표 브리핑이 30분가량 순연되며 장내가 술렁였다. 조용병 현 신한금융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유력했던 까닭에 브리핑이 지연될 만한 이유는 "기류가 바뀌었다" 외엔 없었다.

11시 30분께 성재호 회추위원장이 등장해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는 "회추위가 후보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유연한 대응, 그룹 내부의 축적된 에너지를 잘 풀어나갈 사람인지"라며 "후보 압축을 위한 심의를 진행해 진옥동(현 신한은행장) 후보를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진 후보는 도덕성은 물론 신한금융이 추구하는 가치 구현 측면과 더불어 업무 전문성을 갖춰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 가능한 인물이라는 것이 회추위의 판단"이라며 진 차기 회장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회추위가 청탁 외압 등을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해왔다"면서 "진옥동 행장 역시 행장이 아닌 후보자 중 한 명으로서 공정한 잣대로 심사를 받았으며 최종 면접에서도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들의 날카롭고 냉철한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고 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회추위에 따르면 진 내정자는 위원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금융권에서는 진 내정자가 내부 인사인 까닭에 외압이 작용할 유인이 없는 데다 지난 4년간 은행장으로서 이뤄온 탁월한 성과를 감안할 때 회장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93억원)에 비해 19.8%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925억원으로 21.7% 증가했다. 분기, 누적 기준으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자 국내 은행 중 최고 실적이다. 특히 SBJ(일본신한은행) 법인장으로 재직하며 신한금융 주요 주주인 재일교포와 소통에도 적극적인 까닭에 내년 3월 주주총회 통과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진 내정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100년 신한을 위해 바닥을 다지라는 조용병 회장과 사외이사들의 뜻으로, 큰 사명을 준 것 같아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신한금융이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고객, 직원, 주주 그리고 사회에 책임 있는 기업 시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100년 신한을 위한 지속가능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무 이익의 크기보다는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내부 통제, 소비자 보호 등이 가장 크게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조용병 현 회장은 회추위 면접 과정에서 용퇴 의사를 밝혔다.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고려한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행원으로 입행해 행원 출신 은행장과 회장이 되었다"며 40년에 달하는 '신한맨'으로서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고객, 조직 그리고 가정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라임펀드 등) 고객들이 피해를 많이 봤고, 직원들이 징계도 받았는데 생각해보면 누군가는 총괄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번에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옥동 행장과 충분히 상의해 조직이 평탄하게 갈 수 있도록 인사와 조직개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인 진 행장이 '회장의 자격'이 있다고도 했다. 조 회장은 "진 행장은 오랜 기간 함께했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며 "내정자가 신한 문화 발전 관점에서 조직개편, 인사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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