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30년만에 탄광 개발 허용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2. 12. 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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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부족위기 대응차원
환경단체 "탄소중립 역행"

영국이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석탄 탄광 개발을 허가했다. 이는 최근 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환경론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내린 결정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촉발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이 본격적인 자원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주택·균형발전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서부 컴브리아주(州) 화이트헤이븐에 위치한 우드하우스 탄광 개발을 허가했다. 영국 웨스트 컴브리아 광업은 해당 탄광을 2년에 걸쳐 23만㎡ 규모로 개발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석탄 대부분을 해외 철강 바이어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주택·균형발전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 정부는 독립 기관 소속 조사관의 권고에 따라 컴브리아에 있는 새로운 탄광 개발 계획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며 "해당 탄광은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탄소중립(넷제로)'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지역사회 고용 증가와 경제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계획은 영국 정부가 약 2년간 심사숙고한 뒤 내린 결정이지만 발표 직후 환경단체들의 큰 반발을 샀다. 영국은 환경을 위해 탄광을 탄소중립이 되도록 운영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석탄을 화력발전 등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지금 시기에 탄광 개발을 허가한 것은 기후위기 해결을 갈망하는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알로크 샤르마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의장은 "컴브리아 탄광 개발 승인은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아온 영국의 명성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 자문기구인 기후변화위원회의 존 거머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는 영국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영국이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관심이 없다는 잘못된 신호를 다른 나라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컴브리아 탄광 개발 허가를 지지한 사람들은 이번 개발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에 최소 500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영국의 에너지 자원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탄광이 경제적·과학적으로 보탬이 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영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유럽에 원유·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부족 위기에 직면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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