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 확정에 … 위메이드 삼총사 된서리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2. 12. 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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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확장·신작 출시 타격
위메이드·맥스 등 20% 하락
블록체인 게임 위축 불가피
넷마블 등 게임株 영향 미미

가상화폐 '위믹스'의 거래 지원 종료(상장폐지)가 지난 7일 확정되면서 관련주가 급락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위메이드 주가는 전일 대비 20.29% 급락한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자회사 위메이드맥스 주가도 9460원으로 20.50% 추락했다. 또 다른 자회사 위메이드플레이 주가도 1만3400원으로 4.29% 하락했다. 위메이드 주가는 지난해 2만~3만원대에서 움직이다 그해 11월에 27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84%가량 떨어졌다.

다른 게임기업들의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주 주가가 대부분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신작 기대감을 높인 넷마블 주가가 전일 대비 9.38% 오른 5만1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주가도 각각 1.30%, 0.56% 상승한 46만6000원, 17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주요 게임주 가운데 펄어비스(1.16%) 주가가 올랐으며,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전일과 동일했다. 컴투스 주가만 전일 대비 0.16%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장폐지로 위믹스 플랫폼의 확장 속도가 둔화되고 신작 출시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로 위믹스 플랫폼의 불확실성 증대는 불가피하다"며 "온보딩(탑재)을 고려하는 게임사들의 부담 증대로 플랫폼 확장세가 둔화돼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을 온보딩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메이드는 물론 가상화폐를 근간으로 하는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버는 게임) 사업을 추진해온 게임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관련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옥석 가리기 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메이드는 그간 국내 게임 업계에서 P2E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사업의 선두주자로 꼽혀 왔다. 당장 위메이드는 향후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나, 법원 결정으로 인해 사업에 상당 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P2E 게임 경제의 근간이 되는 위믹스 가치가 폭락하면 수익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위믹스 거래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두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가 중단되고 나면, 전체 거래량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떨어진 신뢰도도 문제다. 위메이드는 자체 플랫폼에 100여 개 게임을 탑재시키는 것을 목표로 국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소 게임사들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위믹스 상장폐지 여파가 P2E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P2E 업계 선두주자로는 위믹스를 발행하는 위메이드가 꼽히지만 컴투스(XPLA), 넷마블(MBX), 네오위즈(IX), 카카오게임즈(BORA) 등도 가상화폐를 발행하면서 위믹스 플랫폼과 같은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의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일부 게임사들은 새 수익모델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를 지급수단으로 쓰는 P2E에 집중해왔는데 관련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시장에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게임계의 '앱스토어'가 되겠다는 위메이드 사업모델을 뒤따라가던 후발업체들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된다. P2E, 블록체인 게임과 관련해 등장한 수많은 프로젝트의 경우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는 모든 국내 거래소에서 8일 오후 3시 거래가 종료됐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위믹스가 거래된 마지막 가격은 209원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22일 기록한 최고점 2만9490원 대비 99.29% 하락한 가격이다. 올해 초 위메이드가 가상자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위메이드는 지난 1월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위믹스 판매로 인수대금을 마련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코인 판매를 적시에 알리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투명한 공시를 약속했지만 지난 10월 26일 유통량을 30% 이상 속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내 거래소에서 모두 상장폐지됐다.

위믹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외면받는 모양새다. 이날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오켁스(OKX)도 오후 10시에 위믹스를 상장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황순민 기자 / 오대석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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