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배당수익률 최대 9% … 연말 美 ETF에 돈 몰린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2. 12. 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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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분기별 꾸준한 배당 매력
'JP모건 에퀴티 프리미엄 인컴'
4분기 3603만달러 순매수
연말 선물로 자녀 증여 인기
15.4% 배당소득세 고려해야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는 서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지난 2년 동안 대세 상승을 이끌었던 기술·성장주들이 지지부진하자 주가 방어력이 뛰어나고 정기적인 현금흐름도 창출할 수 있는 배당 ETF로 수급이 몰린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말 자녀들의 증여 상품으로 미국 배당 상품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들어 서학개미들은 'JP모건 에퀴티 프리미엄 인컴(JEPI)' ETF를 3603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ETF와 테슬라, 애플 등 개별 종목을 포함해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순매수 순위 1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서학개미들은 인기 고배당 상품인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SCHD)' ETF도 2728만달러 순매수했다. 그 밖에 'JP모건 나스닥 에퀴티 프리미엄 인컴(JEPQ)' '뱅가드 중기 회사채(VCIT)' ETF도 순매수 5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반만 하더라도 서학개미들은 지수의 움직임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 매수에 집중해왔다. 이후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노리고 배당 ETF들을 매집한 모습이다. 배당 관련 ETF들은 다수의 고배당·배당성장 종목들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악재에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도 않는다. 현재처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기술·성장주 ETF 대비 주가 변동성이 제한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미국 ETF닷컴에 따르면 올해 4분기 JEPI와 SCHD ETF로 몰려든 글로벌 자금 규모는 각각 39억7004만달러, 42억1462만달러 수준이다.

JEPI ETF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고점에서 12.68%가량 하락하는 등 선방했다. SCHD ETF도 7.81% 하락하며 미국 S&P500지수가 올해 1월 고점에서 18.36% 하락한 것에 비해서는 변동폭이 작았다.

JEPI ETF는 미국 대형주와 주식연계채권(ELN)에 투자하는 액티브 운용 펀드다. 현물 주식과 함께 해당 주식에 대한 콜옵션(주식을 일정 금액에 살 권리)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방식으로 운용된다. JEPI ETF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데 평균 분배금은 0.44달러다. 1년 동안 JEPI ETF를 보유하면 총 5.28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는 뜻으로, 현 주가를 고려한 연간 배당수익률은 9.4%에 달한다. 미국 증시 상장 ETF를 통해 발생하는 분배금 수익엔 15.4%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매매차익에 대해선 해당연도 총 투자 수익이 기본공제 한도인 250만원을 넘겼을 경우 22.4%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SCHD ETF는 장기적으로 우량한 이익을 바탕으로 주당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온 기업들에 투자하며 연 배당수익률은 3.5% 수준이다.

5년·10년 이상의 중장기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배당 ETF로 '프로셰어스 S&P500 디비던드 아리스토크래츠(NOBL)' ETF와 'SPDR S&P 디비던드(SDY)' ETF에 유진투자증권은 주목했다. 15년 동안 NOBL·SDY ETF의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11%, 9.6%에 달했다.

10년 이상 꾸준히 배당을 증액해온 기업에 투자하는 '뱅가드 디비던드 어프리시에이션(VIG)' ETF도 주목된다. VIG ETF는 약 291개 종목을 담고 있는데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배당이 가능한 이익 성장세가 높은 기업에 투자한다.

월가에서도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울프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 수석투자전략가는 "배당은 불안정한 시장에서의 방어 전략"이라며 "불황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불안정한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배당주에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닝스타 인덱스에 따르면 과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기 배당주는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보였다. 내년 투자 전략에 대해 세니예크 수석투자전략가는 "저성장 환경에선 지속적인 배당 성장이 있는 연못에서 낚시를 하라"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당 투자 인기에 연말을 맞이해 자녀들에게 미국 고배당 상품을 증여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미국 나스닥종합지수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배당 ETF들의 주가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며 "분배금의 복리 효과까지 계산했을 경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높은 수익률이 예상돼 자녀들을 위해 증여하려는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고 밝혔다.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증여할 때엔 20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만 20세 이상일 경우 한도가 5000만원이며 증여 후 10년이 지나면 공제 한도가 초기화된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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