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깜짝' 용퇴 배경은…'세대교체' 진옥동號 출항

오상헌 기자, 박광범 기자 2022. 12. 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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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이사회, 진옥동 신한은행장 차기 회장 내정조용병 회장, 3연임 포기 "세대교체 위한 용퇴 결정"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08.


신한금융그룹 이사회가 진옥동(61)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에 내정한 것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이어가려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은 조직의 미래를 위해 '깜짝' 용퇴를 결정했다. 전임 한동우 회장이 3연임을 포기하고 조 회장에게 바통을 물려준 것처럼 신한금융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원칙이 자연스럽게 임기 6년의 '연임' 문화 정착 쪽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승계 1순위' 진옥동 차기 회장 내정...."내부통제·소비자보호 최우선 과제"
2019년부터 4년간 신한은행을 이끌어 온 진 내정자는 확고한 그룹 내 2인자로 차기 경영 승계 1순위로 꼽혀 왔다. 재임 기간 취임 당시 강조했던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의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 파고' 속에서도 신한은행의 차별적인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성재호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진 내정자 낙점 배경에 대해 "SBJ 법인장 신한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금융업계에 대한 이해와 식견의 탁월하고 오랜 글로벌 업무 경험으로 신한은행의 내실 있는 견조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선 진 내정자 취임 이후 신한금융 지배구조와 조직 개편이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은행·비은행 사업 시너지 강화와 효율적인 의사 결정, 안정적인 승계 구도 구축 등을 위해 지주 부회장이나 사업부문 총괄 대표 2~3개 자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 행장은 이날 차기 회장 내정 후 기자들과 만나 조직 개편 방향과 관련해 "부회장직 신설은 조 회장과 구체적으로 얘기해 본 적은 없다"면서도 "조직 개편 논의는 계속 해왔고 이견이 없어 진행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진 내정자는 미래 지속가능 경영에 방점을 찍고 디지털 사업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반의 포용금융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최우선 과제로 신뢰회복을 꼽았고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선 ESG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내정자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무적 이익의 크기보다는 기업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이유"라며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내부통제와 고객 보호, 소비자 보호 부분이 가장 크게 중점을 둬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용병 회장 "세대교체 위해 3연임 포기" 전격 용퇴...금융 CEO 물갈이 신호탄
진 내정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정되는데에는 조 회장의 '용퇴'가 결정적이었다. 조 회장은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면접 자리에서 사퇴 의사를 밝혀 사외이사들의 차기 회장 후보 확정을 위한 투표 대상에서 빠졌다고 한다.

조 회장은 용퇴 배경을 묻는 질문에 "압축후보군 명단에 제가 육성 후보군으로 키워온 후배들이 포함돼 올라온 것을 보고 (용퇴를) 결정했다"며 "세대교체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특히 전임 한동우 회장을 언급하며 "훌륭한 후배들이 많고 인재풀이 있기 때문에 차기, 차차기까지 보고 인사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3연임도 가능했지만 용퇴를 결정한 한 전 회장 사례처럼 조 회장이 후배들과 조직을 위해 물러날 때 물러나야 한다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일각에선 누구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신한금융 회장 교체에 금융당국이 누누이 강조해 온 금융 CEO 인사 원칙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소집해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의 선임이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며 "CEO가 합리적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권에선 내부 통제와 소비자 보호 이슈 등과 연관된 금융 CEO 선임이나 연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에둘러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 회장 역시 이날 사모펀드 사태 등을 거론하며 "고객들이 피해를 많이 봤다"며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의 회장 교체가 금융 CEO 인사 태풍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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