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명장과 영웅이 만났다 [종합]

우다빈 2022. 12. 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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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윤제균 감독의 8년 만 신작 '영웅'에 모인 관심
"'영웅'은 어머니의 영화이자 시청각 종합선물"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우, 배정남, 박진주, 윤제균, 김고은, 정성화, 조재윤. 연합뉴스

'해운대' '국제시장' 쌍천만 영화를 배출한 윤제균 감독의 '영웅'이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관객들을 만난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만큼 더욱 특별한 감동과 여운이 예고됐다. 특히 윤제균 감독의 '트리플' 천만 기록을 완성시킬지 영화계의 기대감이 크다.

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했다.

'영웅'은 동명 뮤지컬을 원작으로,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영웅'은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대한민국 최초 쌍천만 감독에 등극한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인 만큼 큰 관심이 모였다.

이날 마이크를 잡고 시사회에 참석한 주역들은 개봉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표했다. 오래 기다린 만큼 영화에 대한 애착도 깊었다. 먼저 정성화는 "촬영하는 순간마다 영혼을 갈아넣었다. 관객들에게 진심이 전달되길 바란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나문희는 "후배들이 너무 잘해줬다. 너무 리드미컬하게 감동을 주면서도 쳐지지 않게 잘했다. 제가 중간에 엉엉 울고 웃었다"고 말했다. 극중 오리지널 캐스트 정성화가 단단한 연기 내공으로 안중근을 맡았다.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 역의 김고은은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했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나문희는 베테랑 배우의 관록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등이 몰입감을 고조시킨다.


원작 뮤지컬과의 차별점은?

윤제균 감독이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정성화)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뉴스1

작품은 원작인 뮤지컬에서 비롯됐지만 또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 윤 감독은 "공연 뮤지컬과 비교했을 때 영화 '영웅'은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이다. 뮤지컬에 쓰였던 넘버를 차용했다. 공연에서 보이지 않았던 넘버와 공연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안중근의 과거를 넣어 새로움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는 "공연에서는 퍼포먼스를 크게 했고 모든 음향이 밸런스가 맞춰야 했다. 반면 영화에서는 상당히 디테일하게 연기를 해야 했다. 무대와 달리 영화에서는 소곤거리게끔 노래를 하기도 했다. 이런 것들이 제겐 도전이었지만 영화를 보니 어느 정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고은은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노래를 한다. 또 일본군들 앞에서는 최대한 표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노래가 시작됐을 땐 극단적인 감정으로 임한다. 감정 연기와 노래 둘 다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다. 노래를 소화하기 위해 연습실을 찾아가 혼자 연습하고 레슨도 받았다"고 남다른 열정을 전했다. 이를 들은 정성화는 "김고은은 노래에 감정을 잘 싣는 재주가 있다. 영화에서 너무나 잘해줬다. 저분이 무대에 서다면 얼마나 좋을까. 공연으로 데려오고 싶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긴 공백에도 여전한 여운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품은 3년 전 크랭크인 된 후 코로나19 시국으로 개봉이 거듭 연기되면서 뜻하지 않게 긴 공백이 생겼다. 주역들 모두 오랜만에 '영웅'을 조우하게 됐지만 여운은 여전했단다. 박진주는 "복잡 미묘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가 폐가 되지 않을까, 관객들이 제가 장난스럽게 연기한다고 생각할까 봐 밸런스를 찾아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자유롭게 했었다면 더 빛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고민이 든다"고 아쉬운 마음을 비쳤다.

국가의 원흉을 처단할 맹세를 하던 순간부터 죽음 앞에서도 흔들림 없던 강인한 신념에 이르기까지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의 마지막 1년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길 것이다. 여기에 14년간 안중근 의사를 연기해온 정성화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몰입을 한층 끌어올린다.

음악이 주는 힘은 현장에 있는 배우들의 감정을 더욱 끌어올려 더욱 호소력 있는 장면이 완성됐다. 나문희는 극중 합창 장면을 두고 "합창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잘된 것에 너무 감사하다. 끼지도 않았는데 말하고 싶다"면서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전달했다. 박진주는 "앞으로 평생 이런 장면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면서 당시의 전율을 떠올렸다.

작품은 한국 영화에서 시도된 적 없는 현장 라이브 녹음 방식으로 배우들의 열연을 생생하게 담았다. 윤 감독은 "한겨울에 라이브로 녹음해야 해서 패딩을 입지 못할 정도였다. 야외 촬영을 할 땐 소리가 들어가면 배우들에게 죄송해야 했다. 라이브 녹음은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윤 감독은 "'국제시장'이 아버지의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어머니의 영화다. 나문희 선생님이 독창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롱테이크에 라이브까지 하려고 하니까 선생님이 힘드신데 재촬영을 해야 해서 너무나 죄송했다"면서 배우들에 대한 애틋함을 밝혔다.


라이브 녹음로 탄생한 명장면

촬영 현장을 두고 배정남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털이 바짝 설 정도로 너무 좋았다"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 감독은 뮤지컬과 다른 시청각 차이를 주면서 관객들의 몰입감을 고조시켰다. 영화 매체의 특성을 유념하면서 카메라가 배우의 눈 가까이 다가갔다가 빠지기도 하는, 생생하면서도 웅장한 화면을 연출했다. 또 1900년대를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온 프로덕션과 라트비아 로케이션까지 규모감 있는 볼거리를 예고했다.

시사회 말미 윤 감독은 "단순히 소재를 안중근 의사로 삼았다면 드라마 장르로 탄생했을 것이다. 2012년 정성화의 공연을 보고 너무 많이 울었다. 그 공연을 보면서 언젠가 뮤지컬 영화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뮤지컬 영화가 됐다. 또 대중이 잘 몰랐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에 대해 알길 바랐다"면서 "영화를 20년간 했지만 요즘처럼 어려울 때가 없다. 부디 '영웅'이 한국 영화계의 조그마한 힘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말했다.

한편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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