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진입 장벽 확 낮췄다…"서울 389개 노후 단지 수혜"

김동욱 2022. 12. 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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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사업의 첫 단계인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안전진단은 구조안전성, 주거 환경, 설비 노후도, 비용편익 4개 항목을 따져 재건축 가능 여부를 따지는 절차다.

국토부는 개선안이 시행되면 안전진단 신청 단지의 20%가 재건축 판정을, 절반 이상이 조건부재건축 판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국에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 단지(200가구 이상) 중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는 1,120곳(서울 389개 단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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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재건축 3대 대못 다 뽑았다
안전진단 신청 단지 20% 통과 전망
"과거처럼 집값 상승은 난망"
8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재건축사업의 첫 단계인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그간 사업이 좌절됐던 서울 목동, 상계동 등지의 주요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상당한 정책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진단 걸림돌 2개 치웠다

국토교통부가 8일 발표한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30년 이상된 단지들의 숙원을 담았다. 현 정부가 재건축사업을 가로막는 3대 대못(분양가상한제·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을 모두 뽑았다는 의미도 더한다.

안전진단은 구조안전성, 주거 환경, 설비 노후도, 비용편익 4개 항목을 따져 재건축 가능 여부를 따지는 절차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 구조 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높이면서 여러 역효과가 빚어졌다.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겨 재건축이 시급한 데도 건물 자체(구조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퇴짜를 맞은 단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규제 강화 이후 4년 6개월 동안 서울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7곳에 그쳤다. 직전 3년(59곳)보다 88% 급감했다.

정부는 구조 안전성 비중을 30%로 다시 낮추기로 했다. 대신 주거 환경(기존 15%)과 설비 노후도(25%) 비중을 각각 30%로 높인다. 건물 자체엔 문제가 없어도 주차 공간이 부족하거나 층간소음이 심해 주거 환경이 나쁜 단지도 재건축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안전진단 총점 기준으로 바로 재건축이 가능한 점수 구간도 '30점 이하'에서 '45점 이하'로 높였다. 조건부재건축(시기 조절 후 재건축)에 반드시 따라붙는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경우'로 한정했다. 통상 안전진단 평가 기간(3개월)보다 적정성 검토 기간이 더 길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반영했다.

재건축 어떻게 진행하나. 그래픽=박구원 기자

"집값 상승 기대는 어려워"

8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새 규정은 고시 개정사항으로 행정예고를 거쳐 내년 1월 중 바로 시행된다. 현재 안전진단을 밟고 있는 단지에도 소급 적용된다. 이전에 조건부재건축 판정을 받은 경우 재평가를 통해 재건축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재건축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재건축 추진 단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2018년 3월 이후 안전진단을 받은 46개 단지를 대상으로 바뀐 기준을 적용했더니 재건축 가능 단지는 기존 0곳에서 12곳으로 늘었다. 국토부는 개선안이 시행되면 안전진단 신청 단지의 20%가 재건축 판정을, 절반 이상이 조건부재건축 판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국에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 단지(200가구 이상) 중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는 1,120곳(서울 389개 단지)에 이른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서울 목동 신시가지 단지나 노원구 상계·중계·하계동 노후 단지들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과거만 해도 재건축 규제가 풀리면 집값이 크게 들썩였지만 고금리 여파로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초과이익환수 법안도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라 재건축 규제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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