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과 초겨울, 여행하기 참 애매한 계절이지만 둘러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풍경이 농익는 계절의 한가운데는 아니지만 그때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사이 풍경’의 아름다움과 찐한 매력도 있다. 생태공원의 지금이 그렇다. 모두가 ‘동면’ 준비를 할 때 서서히 깨어나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자연, 생태공원의 초겨울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 합천 ‘정양늪생태공원’
합천 ‘정양늪생태공원’
지난 여름 합천 정양늪에서 천연기념물인 남생이가 발견됐다.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 법정보호종인 남생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담수성 거북이로, 2005년 천연기념물 제453호로 지정된 바 있다. 생태습지로의 가치가 높은 정양늪에 관심이 집중된 계기였다. 정양늪은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로 통하는 생태공원으로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 생물학적, 생태학적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습지다.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인 남생이와 수달, 금개구리, 큰기러기, 큰고니, 삵, 가시연 등이 서식하고 있다. 약 41만㎡의 습지 주변에 조성된 정양늪생태공원은 볼거리는 물론 체험 거리도 다양하다. 전체 3.2㎞로 조성된 탐방로 ‘생명길’을 따라 습지를 관찰할 수 있고, 철새가 모여드는 겨울에는 큰고니, 큰기러기, 청둥오리 등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가시연, 수련 등 연꽃의 계절이 지난 요즘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갈대 군락의 정취가 빼어나다. 다양한 수생 동식물이 어우러진 탐방로를 걸으면서 늪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정양늪 생태체험프로그램이 12월까지 진행된다.
위치 경남 합천군 대양면 대야로 730
▶ 강진 ‘강진만생태공원’
강진 ‘강진만생태공원’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강진만생태공원의 초겨울은 특별하다. 사계절 언제나 아름다운 갈대밭의 풍경은 물론이거니와 딱 이맘때 찾아 드는 수많은 철새들의 군무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진만생태공원의 약 20만 평에 달하는 황금빛 갈대밭은, 온종일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황홀하다. 갈대 군락지 사이로 난 4.16㎞의 생태 탐방로를 산책한다면 멋진 추억과 함께 인생사진을 건질 수도 있다. 갈대 높이에 묻힐 정도로 낮게 만들어진 데크길은 갈대밭의 산책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으니 꼭 걸어볼 것을 권한다. 강진만생태공원에는 남해안의 11개 하구 평균보다 2배나 많은 1131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거대한 갈대 군락지와 청정 갯벌이 잘 보존되어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짱뚱어와 칠게 등 신기한 갯벌 생물부터, 천연기념물 제201호 큰고니 등 수많은 종류의 겨울 철새들도 만날 수 있다.
위치 전남 강진군 강진읍 생태공원길 47
▶ 익산 ‘용안생태습지공원’
익산 ‘용안생태습지공원’
금강을 사이에 두고 부여 임천면과 마주한 익산의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이젠 갈대가 제철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사계절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금강변의 아름다운 자연은 매한가지. 언제 가도 좋을 자연 명소가 바로 그곳이다. 전체 67만㎡ 규모로 조성된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사계절 자연 생태계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힐링 여행지로 꼽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이곳에는 6개의 습지와 30여 개 연못이 있고, 금강과 습지를 조망할 수 있는 나비바늘꽃길, 갈대와 억새길, 금강 강변길 등 여러 갈래의 산책 코스들이 있다. 청주 대청호까지 연결되는 약 4km의 ‘바람개비길’은 환상의 자전거 라이딩 코스로 유명하다. 생태공원 옆에 있는 ‘갈대수피아’도 명물이다. 약 5000㎡ 갈대밭 속에 만들어진 갈대 미로로, 갈대 사이를 거닐며 만나게 되는 미션 안내판을 통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용안생태습지공원은 인근 성당포구 마을의 바람개비길과 함께 한국관광공사 선정 반려견 산책로 ‘눈치보지마시개길’에도 포함돼 반려견과의 산책도 자유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