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실종사건’ 영웅 달관이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멍!”

권혁철 2022. 12. 8. 16: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19년 여름, 충북 청주에서 실종됐던 중학생을 찾아냈던 군견 '달관'이가 군 생활을 마치고 은퇴했다.

육군은 8일 32보병사단 산하 기동대대에서 군견 달관이의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했다고 밝혔다.

군견 은퇴식 행사는 보통 군견훈련소장 주관 통합행사로 열리지만, 이번 은퇴식은 달관이의 공로와 헌신을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단 장병들이 직접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일 육군32보병사단에서 열린 군견 달관이 은퇴식에서 장병들이 손편지로 만든 목걸이를 달관이에게 선물하고 있다. 육군 제공

2019년 여름, 충북 청주에서 실종됐던 중학생을 찾아냈던 군견 ‘달관’이가 군 생활을 마치고 은퇴했다.

육군은 8일 32보병사단 산하 기동대대에서 군견 달관이의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했다고 밝혔다. 2012년생 수컷 셰퍼드인 달관이는 올해 나이 10살로, 사람으로 치면 70대가 됐다. 육군은 달관이의 수색능력은 여전하지만 체력이 떨어져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은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군견에는 정찰견, 추적견, 폭발물탐지견 등이 있는데, 달관이는 뛰어난 후각을 활용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를 맡아 숨어 있는 적을 찾아내는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견으로 10년 가까이 군 생활을 했다.

달관이는 2019년 7월23일 충북 청주 야산에서 가족과 등산하던 중 실종된 조은누리양(당시 14살)이 실종에 투입됐다. 경찰과 소방, 군 등 연인원 5700여명이 수색에 투입됐다. 당시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폭우까지 쏟아졌는데도 조양을 찾지 못해 국민들의 걱정이 커졌다. 실종 열흘째이던 8월2일, 박상진 원사와 함께 풀더미를 헤집고 다니던 달관이는 구조 대상자를 발견했을 때 취하는 ‘보고 동작’을 했고, 그 위치에서 3m가량 떨어진 바위 구석에서 조양이 발견됐다. 산속에서 홀로 열흘을 버틴 실종자를 가장 먼저 찾아낸 것이다. 조양은 무사시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8일 육군32보병사단에서 열린 군견 달관이의 은퇴식에 참석한 조은누리 양 가족이 달관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육군 제공
8일 은퇴를 앞둔 육군32보병사단 군견 달관이와 군견병 김민수 일병이 마지막 수색정찰 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군인에게 군번이 있듯이 군견에게 견번이 있다. 군에서는 군견을 ‘네발의 전우’로 부른다. 군 당국은 군견을 ‘살아있는 전투장비’로 분류하기 때문에, 군인에게 있는 계급이 군견에겐 없다. 3년전 달관이가 실종 중학생을 찾았을 때 일부에선 ‘1계급 특진’을 주장했으나 애초 계급이 없는 달관이가 특진을 할 수 없었다.

특진까지 거론됐지만, 달관이가 처음부터 ‘우등견’이었던 건 아니었다. 달관이는 2013년 육군군견훈련소에서 20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그해 11월 32사단 기동대대에 배치됐다. 하지만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2014년 2월 육군 제1군견교육대로 입교하기 위해 이송되던 중 고속도로에서 군용트럭 철망을 뚫고 달아났다고 한다. 탈영한 달관이는 야산에 있다가 주민 신고로 하루 만에 생포됐다. 이후 달관이는 2016년 2작전사령부 군견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을 비롯해 군견훈련소 보수교육에서도 매년 종합성적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8일 육군32보병사단에서 군견 달관이의 은퇴식이 진행되고 있다. 육군 제공

윤상순(중령) 기동대대장이 주관한 이날 달관이의 은퇴식에는 은퇴 명령 낭독, 은퇴견 명찰 부착 및 약력 소개, 장병들이 직접 제작한 선물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군견 은퇴식 행사는 보통 군견훈련소장 주관 통합행사로 열리지만, 이번 은퇴식은 달관이의 공로와 헌신을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단 장병들이 직접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3년 전 달관이가 구조했던 조양과 가족들이 달관이의 은퇴를 축하하러 왔다. 조양 아버지 조한신(52)씨는 “육군 장병들과 달관이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의 우리 가족도 없었을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달관이가 여생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달관이는 은퇴 후 사단에서 정든 전우들과 제2의 견생을 살게 될 예정이라고 육군은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