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8000원→300원…추락한 위믹스 신화, 돌파구 없나
위메이드의 자체 코인 '위믹스'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지난해 11월 2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김치코인(국내서 발행한 가상화폐) 신화를 썼던 위믹스는 1년 만에 300원대로 주저앉았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 생태계는 건재하다"고 자신했지만, 국내 거래량 비중이 98%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쏟아진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은 8일 오후 3시 위믹스 거래지원을 종료했다. 이들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가 유통계획과 실제 유통량이 다르다며 지난 10월27일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지 43일 만이다. 이날 자정 400원대로 출발한 위믹스는 200원초까지 떨어졌다 거래종료 직전 21% 급등하는 등 가격이 널뛰다 308원에 최종 거래를 마쳤다.
더욱이 오케이엑스도 이날 위믹스를 상장폐지하기로 했다. 후오비와 MEXC는 위믹스 거래 창에 "위험성이 높은 블록체인 자산으로 투자 전에 신중하길 바란다"는 경고문구를 띄웠다. 앞서 바이비트 역시 "위믹스가 토큰 관리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상장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서 퇴출된 위믹스가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기도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한 게임사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위믹스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위메이드가 향후 계획과 비전을 공유해주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장현국 대표가 주요 마일스톤으로 내세웠던 '내년 1분기 100개 게임 온보딩'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위믹스의 위기가 위메이드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올 3분기 누적 위믹스 매출은 약 25억원으로 위메이드 전체 매출의 0.7%에 불과하다. 다만 P&E 게임이 글로벌 매출을 견인했고, 향후 출시될 게임도 모두 P&E 버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믹스가 정상화될 때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듯 이날 위메이드 주가는 전일 대비 20.29% 내린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위메이드는 닥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으로 제소하는 동시에 본안 소송을 검토한다. 다만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난항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위메이드의 주장대로 닥사 내부의 결정이 다른 회원사 모두를 강제하는 구속력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위메이드는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후속조치 및 국내 위믹스의 부정적 정서에 지치지 않고 프로젝트 투명성과 신뢰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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