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수기=하반기' 공식 깨졌다…"반등 언제?" 삼성도 진땀

오문영 기자 2022. 12.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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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하락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올해 10월에도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3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연초는 전방 수요처들의 재고 조정 시즌"이라며 "생산업체들이 출하량 훼손을 막는 과정에서 올해 4분기 제품 가격이 시장 예상(20% 초반 하락)보다 더 크게 하락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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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하락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올해 10월에도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3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입장에서 문제는 반등 시점이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조원대 규모의 투자를 다루는 반도체 업체들에 정확한 시장 예측은 생명줄과도 같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실패한 투자의 후폭풍은 크다.

8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 감소한 469억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12월 이후 가장 큰 비율의 감소 폭이다. 올해 추이로 보면 심각성은 더해진다. 최근 3개월(8·9·10월)간 평균 매출은 이전(5·6·7월) 대비 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는 성수기라는 공식이 깨지는 것은 물론 역행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가파른 하락세가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1970년 이래로 전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3분기 이상 연속으로 하락한 적이 없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내림세가 적어도 4분기 연속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지난 3분기 처음으로 역성장을 보인 뒤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세트 수요는 물론 전방산업 업체들의 투자까지 덩달아 위축된 영향이다.

특히 한국기업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는 역사상 가장 빠른 수요 감소와 가장 높은 수준의 재고 부담을 확인하고 있다. 올 4분기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적자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수요 사이클을 타며 최고 실적을 갱신한 지 불과 두 개 분기가 지난 시점이다. 삼성전자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익이 40% 넘게 감소할 전망이다.

메모리 업체들의 연말 기준 재고는 10~12주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재고 조정 기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연초는 전방 수요처들의 재고 조정 시즌"이라며 "생산업체들이 출하량 훼손을 막는 과정에서 올해 4분기 제품 가격이 시장 예상(20% 초반 하락)보다 더 크게 하락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반등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통 메모리 업계에서는 제품 출하량을 기준으로 침체기 탈출 시기를 가늠하지만, 올해 하반기 내내 메모리 출하량이 여전히 부진해 수요 확대 시점이 불명확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불과 몇개월 전만 해도 이르면 내년 1분기, 적어도 상반기 내에 수요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시기는 연일 미뤄지는 추세다.

한 반도체 기업 임원은 "당장의 실적과 대응도 문제지만 반등 시점이 요원한 것이 큰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계획했던 투자를 얼마나 조정해야 하는지, 투자를 미룬다면 어느 시점을 타깃으로 잡아야 할 지도 불분명하다"면서 "투자를 비롯해 각종 경비 등 경영계획을 수시로 수정하는 상황"이라 전했다.

공격적인 투자는 이어가기 어려운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내년 시설 투자 경우 예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 아래 각 투자별 효율성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를 제외한 출장비나 마케팅 비용 등의 경비는 대폭 감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투자에 이어 고용 축소까지 이미 공식화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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