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150명 태국 인근 해상서 표류···“일부 사망”
로힝야족 150여명이 탄 선박이 태국 인근 해상에서 표류하고 있으며, 탑승자 일부가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권단체 아라칸프로젝트는 지난달 말 방글라데시를 떠난 이 배는 태국 남부 라농주 해안을 지나며 선내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탑승자의 친척들은 이 단체를 통해 배에는 음식과 물이 거의 다 떨어졌으며, 필사적으로 배에서 물을 퍼냈다고 전했다. 현재 배의 정확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탑승자 일부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 활동 중인 로힝야족 지원 활동가는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도움이 없으면 그들은 죽게 된다”고 우려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태국 지부 역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태국 당국이 그들을 구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국 해군 측은 배가 태국 해역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며 현재 인도 해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인도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이 배에 대한 정보를 받았지만, 인도 해역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은 불교 신자가 다수인 미얀마 내에서 이슬람을 믿는 소수민족이다. 로힝야족에 대한 대규모 학살과 탄압은 2017년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았다. 당시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경찰 초소 등을 습격하자, 미얀마군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진압했다. 진압을 빌미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등 반인도적 범죄가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마을이 초토화됐다. 이는 곧 로힝야족 74만명을 방글라데시 난민 신세로 내몰았다.
2년 전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로힝야족의 지위는 더욱 불안정해졌다. 해상으로 탈출길에 오르는 로힝야족 난민이 급증했으며, 이들이 주로 말레이시아로 입국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UNHCR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잇는 안다만해를 건너려는 이들의 수가 올해 “극적으로 증가”해 2020년의 6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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