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듀오 '드리프트'가 기술로 재현한 자연의 규칙

황희경 2022. 12. 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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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축을 따라 공중에 매달린 20쌍의 투명 유리관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연적인 대상의 움직임을 공학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네덜란드 작가 듀오 '드리프트'(DRIFT)의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 '진폭'(Amplitud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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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
'진폭' 전시 전경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중심축을 따라 공중에 매달린 20쌍의 투명 유리관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유리관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거대한 새의 뼈대가 날갯짓하는 모습을 슬로우모션으로 재현한 듯하다. 인간의 호흡, 심장박동 같은 자연의 리듬에 맞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자연적인 대상의 움직임을 공학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네덜란드 작가 듀오 '드리프트'(DRIFT)의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 '진폭'(Amplitude)이다.

드리프트의 한국 첫 개인전이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의 전시·문화공간인 스토리지에서 8일 시작됐다.

네덜란드의 유명 예술학교인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함께 공부한 로네케 홀다인과 랄프 나우타가 2007년 결성한 드리프트는 자연을 관찰해 구조적인 규칙을 발견하고 이를 재해석한 뒤 기술을 적용해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드리프트의 '샤이라이트'. 2022.12.8. zitrone@yna.co.kr

아시아 첫 개인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드리프트는 "숲이나 바다 등은 질리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을 찾으려 한다"면서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파수라든지 균형을 찾아 작품으로 구현하려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진폭'을 비롯해 드리프트의 작품 세계를 고루 살필 수 있는 4개 시리즈를 선보인다.

'물질'(Materialism) 시리즈는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의 사물들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한 작업이다.

아이폰, 롤렉스 시계, 게임보이, 바비인형 등을 구성하는 소재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이를 블록 형태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아이폰 4S를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 폴리카보네이트 등으로 해체하고 제품에 포함된 양이 많은 순서대로 가로, 세로, 높이 각각 1:1:2 비율의 블록으로 재구성해 배열하는 식이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관람객을 위해 신라면을 면과 지방, 시즈닝 파우더 등으로 해체한 작품도 선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드리프트의 작품 '깨지기 쉬운 미래' 전시 전경(왼쪽)과 세부 이미지. 2022.12.8. zitrone@yna.co.kr

대표작 '깨지기 쉬운 미래'(Fragile Future)도 한국을 찾았다. 봄철 암스테르담 전역에서 채취한 1만5천여개 민들레를 건조한 뒤 홀씨 하나하나를 핀셋으로 떼어내 발광다이오드(LED) 전구에 붙여 완성한 작품으로, 자연물인 동시에 인공물인 셈이다. 하나의 전구에 민들레 한 송이의 홀씨를 붙여 완성된 한 점의 조명을 전시 공간에 맞춰 여러 개 결합해 배열하면 거대한 설치작품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두 1천500여개 민들레 조명이 공간을 밝힌다.

이밖에 꽃의 잎과 봉오리가 펼쳐지고 오므라드는 모습을 형상화한 키네틱 아트 '샤이라이트'(Shylight)도 볼 수 있다.

드리프트는 "우리가 쓰는 모든 물건의 소재는 다 자연에서 왔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의 연결성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4월 16일까지.

드리프트의 로네케 홀다인(왼쪽), 랄프 나우타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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