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웅’ vs 글로벌 ‘아바타: 물의 길’…12월 스크린 대전 승자는?

손효주기자 2022. 12. 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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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대작과 글로벌 대작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연말 극장가에 때아닌 '전운'이 감돌고 있다.

쌍천만 감독으로 불리는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영화 '영웅'과 세계 흥행 1위 기록을 고수 중인 '아바타'(2009년)의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정면으로 맞붙는 것.

정덕현 평론가는 "'영웅'의 서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소재여서 뮤지컬이라는 요소를 빼면 새로울 것이 없는데다 연말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아서 '아바타: 물의 길'과의 대결에서 힘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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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대작과 글로벌 대작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연말 극장가에 때아닌 ‘전운’이 감돌고 있다. 쌍천만 감독으로 불리는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영화 ‘영웅’과 세계 흥행 1위 기록을 고수 중인 ‘아바타’(2009년)의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정면으로 맞붙는 것. 전문가들은 순제작비 140억 원 규모의 ‘영웅’이 제작비가 5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규모의 대작 ‘아바타: 물의 길’과 한 번 대결해볼 만하다는 의견과 적수가 되기 힘들 것이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두 영화 중 먼저 개봉하는 건 ‘아바타: 물의 길’. 이 영화는 14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아바타: 물의 길’은 올해 5월 국내 영화관에서 1분 분량 예고편을 시사회까지 열어 선보이는 등 일찌감치 한국 관객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선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이 평화롭게 누비는 환상적인 바다 생태계를 담은 장면 일부가 공개돼 탄성을 자아냈다. 당시 존 랜도 프로듀서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 물의 길’은 영화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라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세가 된 시대에도 영화관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자신한 바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에 비해 ‘아바타: 물의 길’은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확실한 영화”라며 “전편 아바타가 기록한 1360만 관객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영화는 개봉 6일 전인 8일 낮 12시 현재까지 사전 예매 관객 수가 15만 명을 넘어서며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전 예매량만 100만 건이 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영화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극장가에 다시 활기가 돌게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발목을 잡는 건 3시간 1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팬데믹 이후 OTT가 급속히 확산하며 집에서 짧은 콘텐츠를 보는데 익숙해진 관객이 많은 만큼 3시간 10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긴 러닝타임만큼 상영회차를 줄여야 해 상영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긴 러닝타임 탓에 어린 관객들이나 60대 이상까지 아우르는 가족 단위 관객이 이 영화를 택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일주일 뒤인 21일 개봉하는 ‘영웅’이 선방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러닝타임이 2시간으로 짧고 안중근 의사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연말 극장 나들이에 나선 가족 단위 관객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동명의 뮤지컬을 기반으로 만든 뮤지컬 영화인 만큼 10만 원이 넘는 비싼 돈을 내고 뮤지컬을 관람하기엔 다소 부담을 느끼던 관객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뮤지컬을 대체재로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을 것이란 기대도 높다.

카타르 월드컵으로 애국심이 고취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도 ‘애국심 마케팅’ 내세운 ‘영웅’에는 호재다. 2009년 12월 ‘아바타’가 개봉한 지 6일 뒤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도 관객 614만 명을 모으는 등 글로벌 대작의 총공세를 뚫고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영웅’의 선방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영웅’이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들이 선호하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진지한 역사를 다룬 영화라는 점은 흥행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평론가는 “‘영웅’의 서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소재여서 뮤지컬이라는 요소를 빼면 새로울 것이 없는데다 연말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아서 ‘아바타: 물의 길’과의 대결에서 힘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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